2009년 12월 31일 목요일

12월 잡기장

 

0. 고향에 내려왔습니다. 그리고 제 집에서는 인터넷이 안들어와요. 애초에 휴대폰도 터지지 않는 촌구석에 인터넷처럼 사치스러운 게 있을 리가 없잖아요!! 라고 산골짜기에서 목놓아 외쳐도 듣는 이 아무도 없을 만큼, 그만큼 촌구석에서 지내고 있는 나날입니다. 밤마다 시내에서 집으로 들어가고 아침마다 집에서 시내로 나가는 것이 윤회를 거듭하는 기분입니다. 안녕하세요. 아마 난 세 번째라는 개드립을 할까 말까 망설이고 있는 LESS입니다.

 

1. 한 해를 반성하는 '반성회', 그리고 '그림과 함께 하는 토막글'은 내일 중으로 올리겠습니다. 그리고 이 글 이미지도 바꾸겠습니다. 어째서 윈도XP 기본 그림이 떡하니 들어갔느냐는 사정은 2번 항목에서 계속 됩니다. 죄송합니다.어쩌면 반성만 하다가 신년 첫째날이 훌쩍 지나갈 지도 모르겠네요. 쿨하게 과거를 잊고 내일을 위해 살기에는, 지난 날에 흘려놓은 뻘짓이 너무 많아요. 엉엉헝헝.

 

2.《로푸스 제국 북방에서, 파시키처럼 다채로운 이력을 지닌 소년은 없을 것이다……》로 시작되는 장문의 글을 적고 있습니다. 네. 저도 알고 있습니다. 원래 오늘까지 썼던 글을 올려놓고 봐야 한다는 거 말입니다. 내일 올릴게요. 정말이예요. 저도 올리고 싶은 마음은 정말 굴뚝 같습니다. 허나 이 노익장을 과시하는 컴퓨터는 제 메모리카드를 무참히 무시하고 있습니다.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여유있게 넉넉히 글을 적지 못해서 안타깝네요. 다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2009년 12월 23일 수요일

구글 크롬에서 구글 텍스트큐브가 잘 돌아가지 않는 아이러니


   는(은) 이미 포기한 지 오래고, 간만에 불여우를 3.6으로 업뎃했더니 저런 깜놀할 만한 메인이미지가 뜨더군요. 하긴 가까운 열도에서 캐릭터 커스터마이징[=모에化] 쪽이 유행이라면 구대륙과 신대륙은 크고_아름다운_메카닉化를 하는 경향이 있으니까요. 괜찮습니다. 의도는 괜찮습니다. 가슴에 불여우 로고 하나 붙여놓은 것 빼고는 어디서도 파이어폭스가 연상되지 않지만, 괜찮아요. 아마 (로봇의) 레드와 (배경의) 블루 배색이 불여우를 연상하는 거라고 생각해주기엔 꿈보다 해몽같지만, 아무렴 어떻습니까. 괜찮아요. 메인 페이지에 저런 위트있는 그림을 올려놓을 수 있는 센스가 부러울 따름입니다.

  타이밍이 타이밍인 이상 마이크로소프트의 선구자적인 첫걸음을 의식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아, 정말 좋은 현상입니다. 이런 건 얼마든지 받아들여야 옳습니다. LESS의 잡담이었습니다.


  뱀발)벌써 12월이 다 지나간 것처럼 느껴지지만...... 착각이겠죠☆

2009년 11월 29일 일요일

11월 잡기장


/제 1차 반성회 : 나는 지난 한 달을 어떻게 보냈는가.

0. 글을 게을리 썼습니다.
1. 독서를 게을리 했습니다.
2. 공부를 게을리 했습니다.
3. 디씨질을 성실히 했습니다.

  아... 망했어요. 변명이 앙대요. 특히 3번 업보는 중죄입니다. 디씨질이란 과오를 피로 씻어낼 수 있다면 1리터 정도는 흘릴 각오가 되어 있건만, 이렇게 되니 제 각오는 둘째 치더라도 제 피값이 너무 저렴해지는 기분이라서 슬픕니다. 죄송합니다. 이런 과거의 저 덕분에 잉여인간化가 된 미래의 저에게 머리 박고 사죄합니다. 시공을 초월한 반성회는 그러면 이걸로 끗. 이번 달은 이미 지나갔으니 다음 달, 아니 오늘부터는 성실하게 지내야죠. 양치기 소년이었다면 진작에 목이 달아났을 정도로 "성실"이란 단어를 가볍게 내뱉는 제 자신감에 저조차 놀라울 따름.

  그러면 앞으로의 포부를 말할 겸 여기 블로그 성격에 대해 썰을 풀어보겠습니다. 저는 현재 텍큐와 이글루스, 두 곳에서 블로그를 열고 있습니다. 이글루스에서는 진득하게 한 곳에서 꾸준히 이런저런 글을 올리고 있지만 텍큐 블로그는 그동안 너무 방치플레이 하고 있었습니다. 그 이유는 바로 역할 분담이 잘 안되었기 때문입니다. (왠지 수도통합을 중시하는 가카의 의지와 역반응하는 듯해서 짜릿하군요.)

  이글루스=커뮤니티 친목, 짤방, 인터넷 떡밥 류의 가벼운 블로그
  텍스트큐브=소소한 잡담, 감상문, 습작글 등 마음 편안한 정전 블로그

  원래는 이런 아이덴티티를 가지고 있을 예정이었습니다. 하지만 으례 예정이라는게 다 그렇듯이, 꿈은 높은데 현실이 시궁창입니다. 애초에 올해 초부터 확실하게 역할 분담해야 했지만 이글루스에 너무 미련을 남겼었나봅니다. 앞으로는 위 성격에 맞는 포스팅을 하겠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갑자기 1일 1포스팅 처럼 부지런해질 일은 없지만(...시험기간이기도 하고, 원래 이 곳이 정전지향이기도 하고;;) 내년에는 올해처럼 책 감상글을 쓰는 데에 소홀히 굴지 않겠습니다. 조만간 열릴(예정인) 제 2차 반성회에서는 또 어떤 반성을 구구절절히 해야 할 지 벌써부터 눈물이ㅠ

   아, 올해 말까지 쓸 중편글은 정말 오랜만에 착실하게 쓰고 있습니다. 쓰는 데까지 쓴 다음, 12월 말일이나 1월 초에 여기에 올리겠습니다. 이렇게까지 공언하지 않으면 또 스리슬쩍 중간에 그만 쓸 것 같은 씁쓸하고 애뜻한 이 느낌은 뭘까요. 사, 사랑?

  LESS의 잡담이었습니다. 감기 조심하세요.

2009년 11월 13일 금요일

야심한 시각에『2012』 감상 (미리니름 無)


0. 한줄 평: '해운대x2012' 팬픽쓰고 싶따

1. 집 가까운 곳에 영화관이 생겼습니다. 걸어서 30분 거리는 편하게 오갈 수 있다고 말하긴 뭐하지만, 적어도 버스 지하철 끊어진 오밤중에 터덜터덜 걸을 수 있는 정도입니다. 오늘도 방심하고 느긋하게 극장에 갔다가 깜짝 놀랐습니다. 고딩이 득-실-득실거리는 로비. 맙소사. 포스트 아포칼립스....가 아니라 포스트 수능의 여파가 이렇게 빨리 찾아올 줄이야.

2. 어쩐지 흑역사만 쏙 빠져 있는 <인디펜던스 데이>, <투모로우> 감독 롤랜드 에머리히의 신작 <2012>는, 장장 150분에 다다르는 러닝타임에 무지막지한 볼거리를 투입합니다. 캘리포니아가 인수분해되는 초반의 압도적 시퀀스. 그 정도의 CG가 쉴 새 없이 등장합니다. 관객 천만 동원한 한국형 재난 블록버스터는 어린이 공기놀이 수준입니다. 거대한 항공모함이 거대한 파도와 함께 백악관을 덮치는 씬이 '그저그런 장면' 중 하나에 불과할 정도입니다. 영화 투자자들의 지갑을 홀랑 털어버릴 기세로 <2012>는 관객들의 눈을 황홀할 정도로 즐겁게 해줍니다.

3. 블록버스터 영화의 본분인 킬링타임엔 최적화된 영화이나 아쉬운 점은 있습니다. 거국적으로 대차게 말아먹었던 전작 <B.C 10000>에서 보여준 안드로메다 관광 스토리에서 제법 성장하긴 했지만 <2012>의 내용 알맹이는 '훌륭하다'고 말하긴 부담스럽습니다. 주인공 파티를 아슬아슬한 상황에 던졌다가 구해내는 것이 재난영화의 정석이긴 하지만... 으으. 태클을 거는 것이 패배라고 생각합니다. <2012>는 그런 영화입니다. 재난 블록버스터입니다. 내용에 태클을 걸지 말고, 매 프레임마다 돈냄새가 풍기는 착각이 들만큼 화려한 볼거리를 즐기세요.

4. 거대한 파도가 육지로 몰아친다는 점에서 <해운대>와 <2012>를 비교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몰아닥치는 파도 규모는 십배수 단위로 차이납니다. 밍밍한 전세계 육지를 바닷물로 간하려면 파도 높이가 킬로미터 단위는 되어야겠죠. 단순히 파도 크기 수준을 가늠하는 문제를 떠나서, <해운대>는 영화 제목 그대로 '해운대'라는 공간에서 일어나는 오밀조밀한 군상극이고, <2012>는 전세계를 무대로 진행되는 메가스케일 재난활극입니다. 당연히 드라마 밀도에서 차이가 날 수 밖에 없습니다. 평론가들이 <2012>를 내용 차원에서 까면 나노 단위로 조각날 게 확실합니다. <해운대>에서 느꼈던 푸근한 정을 <2012>에서 바라면 안되겠죠. 벌써부터 스토리로 <2012>를 씹어대는 블로거들을 보면 조금 안타깝습니다. 영화 감상하는 포인트를 조금만 바꿔도 즐겁게 볼 수 있었을 텐데 말입니다.(이 감독은 스토리 쪽으로는 뭔가 포기해서는 안될 소중한 무언가마저 포기한 거 같이 느껴지는게 문제....;;)

5. 이 영화는 극장에서 봐야 제맛입니다. 큰 스크린은 물론 쿵쾅쿵쾅 서라운드로 울리는 극장 입체 음향으로 즐겨야죠. 적당한 로맨스와 가족애도 가미되어 있으니, 애인과 함께 보면 금상첨화입니다. 커플 브레이커로 악명을 떨쳤던 <고질라>와는 달라요. 저녁에 지쳐서 보면 깜박 졸 수도 있으니 화창한 대낮에 보시길 권해드립니다. 물론 <2012>는 체감 러닝타임이 몹시 길다는 점을 감안하셔야 겠습니다. 그리고 이 감평을 적은 본인이 싱글이라는 점도 감안하는 편이. :-)

6. 아, 그리고 첫 수능 보신 고3분들 수고하셨어요.
   즐거운 밤 되시길.

LESS의 감상이었습니다.

2009년 10월 25일 일요일

10월 잡기장



1. 중간고사가 거의 끝났습니다. 아직 교양 두 과목이 남아있지만, 하룻밤만 새면 간단하게 커버할 수 있는 정도니 걱정이 되지 않습니다.

2. 사실 저번 일주일 동안은 하루에 세 시간 넘게 자 본 기억이 없습니다. 정말 눈물이 날 정도로 힘들게 공부했지만, 막상 끝나고 보니 그런대로 견딜 만 했다고 생각되네요. 평소에 공부 안 한 벌이라고 봐야죠. 선배들을 보면 지난 주 중에서 단 하루도 집에 가지 않고 도서관에서 토막잠을 자면서 시험을 보신 분도 있었습니다. 와. 초인이다. 하긴 나 같아도 하루에 세 과목 씩 공부하려면 저럴 수 밖에 없겠지. 응응. 다음 기말고사 땐 꼭 미리 공부하자-고 다짐했었건만, 당장 오늘부터 이렇게 놀아서야 어불성설이군요.

3. 그런저런 이유로 10월에는 책을 그리 많이 읽지 못하였습니다. 그 반동으로 어제는 밤을 새서 책을 보았고 지쳐 곯아떨어졌다가 오늘 낮에 일어나 교양 시험공부로 후달리고 있습니다. 전 아마도 정도의 중용을 모르는가 봅니다. 적당히 보고 적당히 잤으면 될 일을, 첫 페이지 읽으면 누가 불러도 전화기를 수신거부 모드로 해놓고 밤을 꼬박 지새우는 걸 보면 저 스스로도 기가 찹니다.

4. 조금 뜬금없는 이야기를 하자면, 부끄럽지만 저는 매일 매일 조금씩 글을 쓰고 있습니다. 내용이 이어지지 않는 엽편, 혹은 토막글을 그 날 기분 내키는대로 쓰다보니, 어떤 날엔 재미있는 글이 써지는 반면, 정말 자다가 이불 걷어찰 정도로 손발이 오그라드는 글을 쓰는 날도 있었습니다. 한 달 조금 넘게 이어가고 있지만, 글 솜씨는... 솔직히 조금도 늘어나지 않았습니다. 다상량의 부족이죠. 책을 읽고 소화를 하지 않으니, 배설하는 글에서 영양가가 없었습니다.

5. 그런 반면에 힘을 얻는 결과도 있었습니다. 처음엔 이런 결말로 글을 써 볼까, 생각했다가도 막상 튀어나오는 기승전결은 처음 예상했던 것과 딴판인 일이 종종 있었습니다. 몇 번 겪다보니, 미국의 베스트셀러 작가 왕선생님 말씀대로 "이야기를 화석처럼 조심 조심 발굴해내는" 기분이 어떤 것인지 살짝 맛보게 되었습니다. 어느 순간부터는 내가 엽편을 쓰는 게 아니라, 뇌 한 구석에 살포시 먼지쌓인 채 덮여 있는 엽편을 가느다란 샤프 끝으로 살살 캐내는 듯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적고 보니 허세같네요. 네, 허세입니다. 제가 봐도 허세예요.

6. 고등학생 시절, 아무리 공부해도 티가 나지 않던 수학이 어느 순간 쑥쑥 실력이 올라서 기뻤던 적이 있었습니다. 생각해보니 글 쓰는 것 역시 하나의 '공부'라고 보게 되네요. 벼락치기가 통하지 않고, 꾸준히 해야 결과가 좋아지고, 하다 보면 괴롭다가도 결국엔 즐거워지고. 지금은 공부가 힘들고 글쓰기가 즐거운 편이니, 앞으로는 공부도 글쓰기도 즐겁게 하는 제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좋잖아요. 윈윈.

7. 이젠 2009년도 두 달 남짓 남았습니다. 올 해 목표 중에서 아직 이루지 못한 게 있다면, 이 블로그에 올렸던「그림과 함께 하는 토막글」을 하나의 완결된 형태의 글로 재구성하는 것입니다. 세상에, 전 이게 디씨 힛갤가는 것보다 쉬울 줄 알았는데. 어쩌다보니 '슬림한 몸매 만들기', '애인 만들기'와 더불어서 '토막글 완성하기'가 3대 과제가 되었습니다. 앞의 두 가지는 이미_버린_카드이니, 그나마 시험 부담이 덜한 11월 중으로 힘써봐야 겠습니다. 기왕 딱 이 블로그 개장 1주년 기념으로 완성하면 얼마나 폼이 날까요. 힘내겠슴다. 읏샤!

LESS의 잡담이었습니다.

2009년 9월 29일 화요일

9월 잡기장.



1. '싸우는 사서' 시리즈 감상.
 

뒤로 갈수록 꿈도 희망도 없는 소설. 강력 추천.

 
2. '십각관의 살인', '시계탑의 살인' 감상.

 십각관의 살인을 더 재밌게 읽었습니다.

 
3. 밀클 No.100 '스티븐 킹 단편집' 감상.

 서문이 너무 겸손합니다 킹 아저씨.

 
4. '점성술 살인사건' 감상.

 초반에 읽기가 너무 괴로웠어....

 
5. '바카노' 8권 감상

 9권 내놔여.

 
6. '어느 비공사에 대한 추억' 감상

 엔딩이 개인적으로 참 마음에 들었습니다. 추천.

 
7. 자모 09년 가을호 감상

 가격 대비 역대 최고의 효율.

 
8. '하느님의 메모장' 시리즈 감상.

 저도 닥터페퍼 좋아합니다.

 
9. '세일러복과 기관총' 감상.

 하일권 씨의 '보스의 순정'이란 작품이 연상되었다.

 
10. '고전의 미래' 감상.

고전의 개념과 그것을 바라보는 관점을 넓혀줌. 추천.

 
11. '플리커 스타일' 감상.

 ...너님 글이 다 이렇다면서요...

 
12. '절망의 구' 감상.

 대체 왜 결말이벤트를 열었는지 모르겠다. 추천.

 
13. '쉿, 조용히!' 감상.

 외쿡 도서관은 이렇게 다이내믹하군여.

 
14. '키노의 여행' 12권 감상.

 후기가(생략)

 
15. 'N인가 M인가' 감상.

 책은 마음에 들었지만 소설은 굉장히 힘들게 읽었음.

 
16. '안드로이드는 전기양을 꿈꾸는가?(황금가지판)' 감상.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추천.

 
17. '밤은 짧아 걸어 아가씨야' 감상.

읽는 내내 입에서 미소가 사라지지 않는 달콤한 소설. 추천.


18. '방과 후의 3월토끼' 감상.

기획은 거창했으나 내부 구성이 심하게 부실. 실망.

 
19. '누군가를 만났어' 감상.

 리브로 쿠폰 이벤트로 싸게 사서 좋았습니다. 추천.

 

20. '마그나카르타II 소설판' 감상.

한 권 안에 너무 많은 내용을 담으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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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 9월은 지나치게 가벼운 소설들만 편식에서 읽었음. 헐. 자중하고 있습니다.

  시험은 하루 걸러 하나 꼴로 치고, 과제는 거의 매일 쏟아지고, 이래저래 스트레스 많이 받다보니 무거운 글은 잘 읽어지지가 않네요. 막 변명하고 이러고 있음(...) 어휴. 꼬박 꼬박 운동을 해도 살은 빠지지도 않습니다. 마음의 양식이 간으로 가서 글리코겐으로 세이브되고 있는게 틀림없습니다. 그러지 않고서야 이렇게, 이렇게 뱃살이 현상유지를 하고 있다는 건 과학적으로 설명이 안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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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족한 글솜씨를 늘리기 위해 매일 한 토막의 글을 쓰고 있습니다. 쓰다보니 확실히 글빨 글솜씨가 어디가 어떻게 부족한지 감이 오네요. 거의 퇴고하지 않은 원석의 글을 보면 하루만 지나도 얼굴이 화끈거립니다. 내면의 번역투, 빈약한 어휘, 상투적인 묘사 등등. 뭐어, 느긋하게 쓰면 조금은 성장하겠죠. 물론 반성도 하고 고민도 하고 공부도 하고 있으니 느긋하다고 말하기엔 무리가 있지 않나 싶습니다만 말입니당. '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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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 제발 목요일 휴강해주세요. 허경영 허경영 허경영.

2009년 9월 14일 월요일

9월 13일 독서+잡담


 가을입니다. 마음은 아직 청춘의 여름이더라도 몸에 닿는 공기는 틀림없이 가을의 공기입니다. 푸른 색 계통의 블로그 스킨이 부담스러워지고 있는 걸 보면 분명히 계절이 바뀌었습니다. 늦은 밤 창문을 열어놓고 라디오에 귀 기울이다 깜박 잠이 들었다가는, 지독한 감기 걸리기 딱 좋은 가을이 찾아왔습니다. 네. 그런 이유로 개강 2주차를 자취방에 틀어박혀 반틈 시체로 지내다시피 했습니다. 정말 빠질 수 없는 전공수업에 나갔더니 그날로 친구 여럿에게 병원균을 나눠준 참사가 일어났습니다. 결국 자의 삼할, 타의 칠할로 개강 모임 출석금지 처분을 먹고 자중하였습니다. "역시 이렇게 아플 때에도 함께 있어주는 건 컴퓨터와 책 밖에 없어!"라 새삼스래 손바닥만한 제 방에게 감동하였습니다.

  지난 목요일, 11일, 주마다 보는 수시를 백지 가깝게 제출하고 울적한 마음으로 도서관에 갔습니다. 주말 동안 열심히 공부하여서 다음주에 성적 만회해야지. 이런 모범적인 생각을 할 수 있었다면 감기균이 기특하게 여겨 피해갔을지도 모를 일입니다. 하지만 저는 유치해져도 될 때에는 유치하게 구는 유치파입니다. 에잇, 어차피 망친거, 비뚤어지겠다. 도서관 서고 문 닫을 때까지 낡은 원목 탁자에서 책을 읽었습니다. 대여 담당 학생의 눈치를 받고 난 뒤에는 아무렇게나 다섯 권을 뽑아서 대출하였습니다.

  닷새 동안 감기에 골골거린 몸은 진력이 빠질 대로 빠져 있었습니다. 괜히 살을 뺀다고 식사량을 줄인 것도 의외로 타격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주말동안 밥을 배불리 먹으니 힘이 넘쳐나니 다행입니다. 조금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밥도 먹고 책도 읽으니 몸도 정신도 빠방해지고 자신감이 솟아납니다. 아아, 정말 주말동안 공부 하나도 안했지만, 당장 넘쳐나는 과제가 줄을 서서 방문을 노크하고 있지만, 모처럼 세웠던 주중 스케쥴이 엉망진창으로 꼬이고 있지만, 어떻게든 다 해결될 거 같습니다.

  포스트을 적고 나니 독서 이야기는 있되 책 이야기가 없고, 어느덧 별밤이 흘러나오는 걸 보니 13일에서 14일로 날짜가 넘어가버렸습니다. 한 뺨 열린 창문에서 부는 바람에 커튼이 흔들거립니다. 잊지 말고, 창문 꼭 닫고 자야 할 가을밤입니다. 좋은 밤 되세요.

2009년 8월 27일 목요일

KBS 클래식FM 설문, "한국인이 좋아하는 클래식"

 

 

 

1위. 베토벤의 "월광 소나타"

(L. V. Beethoven : Moonlight Sonata 1st Movt No. 14)

 

 

 

2위. 바흐의 "G선상의 아리아"

(J.S.Bach : Air on the G String)

 

 

 

3위. 비발디의 "사계" 중 '봄'

(Vivaldi : Concerto No. 1 in E Major, OP. 8 )

 

 

 

4위. 베토벤의 교향곡 5번 "운명"

(Beethoven : Symphony No. 5)

 

 

 

5위. 드보르작의 교향곡 9번 "신세계로부터"

(Dvorak : Symphony No. 9 "From the New World" - 1st movement)

 

 

 

6위. 베토벤의 "엘리제를 위하여"

(Beethoven : "Fur elise")

 

 

 

7위. 베토벤의 교향곡 9번 '합창'

(Beethoven Symphony No. 9 in D Minor, Op. 125)

 

 

 

8위. 라흐마니노프의 피아노 협주곡 2번

(Rachmaninov - piano concerto No.2)

 

 

 

9위. 모차르트의 피아노 소나타 K331 3악장 '터키행진곡'

(Mozart 3rd movement from Piano Sonata A major K.331

ALLA TURCA. Allegretto [Turkish March])

 

 

 

10위. 모차르트의 클라리넷 협주곡 A장조

(Mozart Clarinet Concerto in A 1st Movement: Allegro)

 

 

고등학교 때 음악선생님이 간간히 틀어주시던 클래식 비디오도 Youtube를 뒤져보면 뚝딱 나오다니, 세상 참 무시무시할 정도로 좋아졌습니다.(웃음) 뒤져보니 생각보다 좋은 영상도 있는 반면 생각만큼 마음에 드는 영상을 찾는 것도 어렵네요. 적당하게 타협해서 마음에 드는 것들 골라왔습니다. 클래식을 듣는 이 기분, 캬아, 독일 사람이 된 듯!

 

클래식을 듣는 데에 카라얀과 번즈타인이 어쩌니 저쩌니, Sony에서 나온 금삐까 CD가 어쩌니 저쩌니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고 봐요. 솔직히 지휘자나 오케스트라를 따지고 들으면, 물론 아는 만큼 들린다고 하지만, 괜히 클래식 뉴비입문을 가로막은 올드비의 장벽에 "헐ㅋ쟤 클래식 듣는거 보니 된장허세인듯ㅋ"이란 말이 간간히 들려오는 거죠.

 

넹. 한줄 요약하면 그냥 어쩌다가 한 번 쯤은 백그라운드에 클래식 깔고 지내봅시다. 요샌 상추도 힙합듣는 세상에 인간이 클래식을 들으면 얼마나 성장이 촉진되겠습니까. 잘만 하면 키도 자랄 것 같다구여.

2009년 6월 8일 월요일

장르문학 출판사 [이타카] 응원 포스팅




김이환 작가님의 신작 연재를 축하하는 동시에,

이타카의 Daum 진출 성공을 기원합니다.

보다 많은 사람이 장르소설에 관심을 가지는 기회가 되었으면 합니다.




6월의 독서목록



 바야흐로 여름이 시작되는, 기말고사가 시작되는 6월이네요. 언제나 귀차니즘을 탓하며 "시간이 없어요"라 변명하는 것 보다는 틈틈히 시간 내서 책을 보렵니다. 솔직히 시험공부 삼매경에 빠지다보면 켜켜이 쌓아놓은 책님을 읽을 시간이 없는게 정상이지만, 이상하게도 인터넷을 할 시간이 늘 생기는 걸 보면(...) 정말 섀도우 타임이 발동하는게 아닐까-하는 생각도 드는 나날입니다.

 
  • 6월 첫째주 (5/31~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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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6월 둘째주, 셋째주 (6/7~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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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6월 넷째주 (6/2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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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4월 30일 목요일

오늘의 득템ㅋ


창해 출판사에서 발간한
[여신 The Goddess]와 [샤먼 The Shaman]입니다.

완전 개념찬 내용에 고급스런 종이에 양장표지에 올컬러 페이지, 거기에 50% 할인 이벤트까지 겹쳐지니 이 녀석들을 납치하면서 단돈 세종대왕 세 장을 내고도 율곡 선생님 한 장을 돌려받았습니다. 어유 얘네들 왜 이렇게 이뻐보일까요 >_<

"살아 있는 인류의 지혜"라는 카피를 내세운 이 책들은 시리즈로 현재까지 열 권이 나와있습니다. (근데 같은 시리즈이면서도 표지 디자인을 왜 통일하지 않았는지 의문;;) 위 두 권 말고도 나머지 책들도 할인 이벤트 장소에 함께 있었지만, 요새 여기저기 돈 깨질 곳이 많다보니 눈물을 머금고 외면했습니다. 아쉬워서 잠이 안오네요.

요새 어떤 업체('북'으로 시작하는 네 글자 회사명이었는데, 그만 까먹었네요;)에서 전국 대학 캠퍼스를 돌아다니면서 책값 할인 이벤트를 열고 있습니다. 책을 파시는 아저씨에게 여쭙어보니 책이 영 적게 팔린다고 아쉬워 하더군요. 지갑 얇은 대학생들이 저렴하게 책을 살 수 있는 좋은 기회인데도 불구하고 생각보다 관심이 없다고. 슬쩍 귀뜸을 들어보니 우리 학교에서는 매상이 바닥을 기다못해 포복전진을 하고 있었습니다.

아 북흐러워라.

LESS의 잡담이었습니다.

2009년 4월 10일 금요일

격조했습니다.


0. 비타 500에 감기약 하나 먹고 어제 오후 5시에 침대에 누웠는데, 일어나보니 오늘 아침 8시였습니다. 엄청난 숙면입니다. 열 다섯 시간을 깨지 않고 내리 잔 적은 초등학교 입학한 이후로 처음입니다. 살짝 눈꺼풀이 부어오른 어리벙벙한 얼굴로 딸기를 먹고, 세탁기를 돌리고, 옥상에 빨래를 널었습니다. 상쾌한 햇빛으로 온 몸을 소독하고 나니 문득 떠오르는 생각이 있었습니다. 아, 블로그에 글을 써야겠구나. 이것도 포스팅거리가 아닐까. 그런 다음에 떠오른 생각이 이거였습니다. 오늘 오전에 수업이 있었지. 뭔가 사고 회로의 A면 B면을 반대로 끼워맞춘 듯한 느낌에 머리가 지끈거렸습니다.

1. 요새 자신감이 없어졌습니다. 의욕이 사라졌습니다. 어디서 충전하려고 해도 할 곳이 없습니다. 소설책으로 기분전환을 하려고 해도, 글이 잘 읽어지지 않아요. 잘 써지지도 않구요. 멍하니 TV를 보고, 게임을 하며, 인터넷 서핑으로 시간을 휙휙 흘려보내는 제 자신을 보고 오늘 깜짝 놀랐습니다. 전 대체 개강하고나서 한 달이 넘도록 무슨 생각으로 지낸 걸까요. 술김에 실수로 뇌를 토해내버린 기분입니다.

2. 제가 다니는 학과는 과 특성상 한문을 굉장히 많이 외어야 합니다. 이런저런 전공 수업을 듣다 보면 자연스레 외워지는 한문도 없는 건 아니지만, 수시로 자습하지 않으면 금새 잊어버리곤 하죠. 그걸 뻔히 알면서도 저 자신에게 '괜찮아, 이건 슬럼프니까 며칠만 푹 쉬면 공부 기어가 돌아올거야'라고 거짓말을 치고 있었습니다. 독서와 공부는 시간 날 때 하는게 아니라 시간을 내서 하는 것을 모른 척 하고 있던 겁니다.

3. 어제 1박 2일 간의 MT를 마치고 학교로 돌아오는 버스 안에서 곰곰히 생각했습니다. 인터넷에서 이런저런 행동을 하며 하루 하루를 보내는 것도 나쁘진 않습니다만, 무엇이 더 귀중한지 가치판단은 확실히 해야 하겠습니다. 인터넷보다 현실에 보다 많은 주의를 기울이겠습니다. 놀고 공부를 하는 습관을 버리고, 공부하고 놀아야겠습니다. 뻘글만 쓰지 말고 습작질도 하겠습니다. 게임보다 다음날 수업 예습을 우선하겠습니다. 온라인 세계가 좋지 않은 건 아니지만 현실은 오프라인이니까요. 전 여태까지 너무 0과 1의 세상에 정신을 놓아두었는 지도 모르겠습니다. (블로그를 한 달이 넘도록 방치한 주제에 이런 건방진 말을....;; 죄송해요; 여긴 나름 진지한 글만 쓰려고 했는데 글이 잘 써지지 않았어요ㅠ)

4. 위에서 주절거린 말과는 핀트가 맞지 않지만, 요새 딸기값이 여기저기 차이가 많이 납니다. 버스타고 역전 시장까지 발품을 파면 꽤나 저렴하게 살 수 있지만 그러려니 교통비가 들고, 집 앞 청과점에서 사려니 편하기는 하지만 가격이 비윤리적이네요. 아침 끼니를 언제까지 요플레 플레인+딸기로 커버할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요새는 세상이 참 좋으니 사계절 내내 착한 딸기가 나옵니다만 가격까지 착하지는 않잖아요. 엉엉ㅠ

LESS의 잡담이었습니다.

2009년 2월 24일 화요일

절망했다

0. 인터넷을 신청하려면 인터넷으로 신청해야만 한다는 사실에 절망했습니다

 

1. 한국의_수도인 서울에서 한국의_배꼽인 대전으로 자취방을 옮겼습니다. 하루종일 집에서 보내두었던 박스를 풀어헤치고, 짐을 하나 하나 정리하고, 1000원샵에 가서 이것저것 사고나니 해가 저물었네요. 주인 아저씨와 아주머니께서 몹시 친절하셔서─단지 가위를 빌리려고 했을 뿐인 저에게 라면을 끓여주시고 귤까지 쥐여주셨습니다. '_^)b─첫날부터 고생한 일은 없었지만, 방에 인터넷이 들어오지 않으니 불편하네요. 내일 모레가 OT라서 얼른 설치해놓고 가야 덜 찜찜할텐데 말입니다.

 

2. 늘 생각했었지만, 전봇대에 붙은 광고전단지는 믿을 게 안됩니다.

 

3. USB메모리가 그 전설적인 바이러스를 먹고 먹통이 되었습니다. 이사가기 전 마지막으로 학교컴에 꽂았던게 원인이었습니다. 임시방편으로 PMP로 연결해보았지만, 이미 데이터는 고자가 된 상태. 아니, 내 자료들이 불능이 되었다니! 아흐그그극ㅠ

 

4. 취미로 글을 끄적거리는 것은 재미나는 경험입니다. 멀쩡한 글이 천재지변으로 날아가더라도 어허허, 한 번 웃고 넘어갈 수 있는 여유가 있죠. 하지만 각오를 단단히 세우고 쓰는 글이 소실되면 굉장히 뼈아픈 상처로 남습니다. 천성이 그런건지 아니면 후천적인 성격이 허술한건지, 저는 어이없는 실수나 분실로 개인적인 데이터를 수 차례 잃어버렸습니다. '앞으로는 그러지 않아야지' 다짐을 하면서도 일이 생각대로 흘러가지 않는게 참 안타깝습니다.

 

5. 디지털 기기를 이용하여 글을 쓰는 이유로는 여러가지가 있습니다. 타자 속도만 받혀준다면 생각과 기록을 동시에 할 수 있고, 많은 양의 글을 쓰더라도 파일로 저장하면 기껏해야 1메가바이트도 되지 않으며, 무엇보다도 수정과 편집이 용이하지요. 간단하게 요약하자면 '편해서'입니다. 누구든지 편리한 수단을 마다하지는 않으니까요. 하지만 한편으로는 이런 편리함 때문에 손으로 글을 쓰면서 얻을 수 있는 즐거움을 잃어가고 있지는 않는 건가, 하는 생각이 떠오릅니다. 비록 손으로 써갈기는 속도는 타자의 그것에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느리지만, 그렇기에 문장 하나 하나를 만들어가면서 차분히 생각해 볼 여유를 가질 수 있는게 아닐까요. 0과 1로 구성된 정보는 언제나 새삥마냥 깔끔하고, 손때가 잔뜩 묻은 습작노트는 값어치를 매길 수 없는 무언가가 담겨있습니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전자는 오류라도 일어나면 끝장이지만 후자는 몸에 지니고만 있으면 함께 할 수 있습니다. 넵. 앞으로 저는 타도 디지털, 웰컴 아날로그인 겁니다. 바이러스 한 방에 날아가버리는 디지털따위 으허허ㅓ어허어허ㅓㅓㅠㅠㅠㅠㅠㅠㅠ

 

LESS의 잡담이었습니다ㅠ

2009년 2월 17일 화요일

근황 잡담.

1.이사 준비로 한창 바쁩니다. 오늘 밤새도록 포장해서 내일 택배로 보내야 하는데, 짐을 싸다보니 어디서 (삐──)한 티셔츠가 튀어나온다던가, 실수로 (삐──)했던 귤이 (삐──)한 것도 튀어나오고 이거 완전히 혼돈에 카오스네요. 손바닥만한 자취방이 이렇게 복닥복닥 들어찼던 적이 있을까 할 정도입니다.

 

 

2.기숙사 드랍했습니다.

  방을 구하러 다녀야 합니다.

  .....드랍이라니, 아니 내가 드랍이라니!! 이게 무슨 소리야!!

  보통 풋풋한 대학 새내기는 기숙사 붙여주는 거 아닌가여 으헝헝ㅠ

 

 

3.싸이월드 이거 뭔가요. 먹는 건가요? 남들 다 해라고 해서, 일단 아이디 하나 만들어놨어도 영 필요성을 못느끼겠네요.(어차피 메신저는 미MSN를 쓰니 네이트온도 안 쓰구요) 사회생활 하는데 싸이질이 필수라니 우선 흔적 안잡히는[...] 이메일로 계정 파놓았지만 이거 실명 드러내놓고 방치플레이 하자니 쑥스럽네요//

 

LESS의 잡담이었습니다.

2009년 2월 7일 토요일

과유불급

어제부터 영 속이 불편해서 죽이나 끓여먹어볼까, 하는 생각에 매생이를 사러 시장에 나갔습니다. 그리고 집에 돌아와보니 손에 쥐어져있는 검은 봉지 두 개. 넵. 청과상에서 딸기를 떨이로 팔더군요. 보통 25-30개 들이(엄지손가락 한 마디 정도 되는 짤막한 스펙)에 3000원 하던 것이....세상에.... 50개 남짓한 딸기를 랩으로 둥둥 묶어서 단돈 2000원!

 

이천원!

 

1.8달러!

 

자취생활을 하다보면 자연의 싱그러움이 심하게 결핍하기 마련인지라 "오오 비타민 오오"하고 그걸 두 팩 사온 겁니다. 어느새 매생이는 아웃 오브 안중이 되었죠. 냉장고에서 바이오거트 하나를 꺼내서 거기에 딸기를 퐁당 퐁당 밀어넣었습니다. 정신을 차려보니 어느새 팩 하나을 홀라당 비웠습니다. 어, 원래 나 이만큼 배 안큰데. 아무래도 밥배와 과일배는 분리되어있나 보죠. 다 괜찮았습니다만 문제는

 

(빈 속에 유제품+빈 속에 과일)X(영 불편한 속)=BIG☆BANG

 

이 되어버렸단 겁니다.

 

아으....

속 쓰려...

 

LESS의 잡담이었습니다.

 

 

ps)추리의 달인 김코난씨의 새해소원 'ㅡ')

 

 

'신이치인게 들키지 않기를'

 

헐. 해석도 함께 달았는 줄 알았는데 이게 안달려 있었네요.

죄송합니다ㅇ<-<

2009년 2월 2일 월요일

'감동실화'가 '19금'이 된 이유는 뭘까


클린트 이스트우드 감독, 안젤리나 졸리 주연의 '체인질링'은 실제로 미국에서 일어난 실화를 바탕으로 제작된 영화입니다. 1928년에서 1930년까지 자행된 "와인빌 양계장 살인사건[Wineville Chicken Coop Murders]"이 바로 그 실화죠. (자세한 정보는 여기 링크를 참고하세요. 영화와 직접적으로 관련된 내용이 많으니, 이미 체인질링을 감상하신 분들만 보시길 권합니다.) 극중 아들을 잃는 어머니 크리스틴 콜린스로 분한 여배우 안젤리나 졸리의 연기력은 "최고" 이외의 다른 단어가 필요없을 만큼 멋졌고, 2시간이 조금 넘는 영화 러닝타임도 전혀 지겹지 않았습니다. 단순히 눈물 뽑아내는 모성애 자극 영화인 줄 알았다가 깜짝 놀랐어요. 그렇게 손에 땀을 쥐게하는 스릴러 영화였다니[...]

그런데 대체 '체인질링'이 왜 19금(정식명칭:18세 관람가)이 된 걸까요?

체인질링은 미국 개봉 당시 R등급(Restricted)을 맞았습니다. 17세 이하 보호자 동반이 필요한 등급이죠. 이 등급을 받은 영화가 우리나라로 들어오면 대개 '15세 관람가' 또는 '18세 관람가'를 지정받습니다. 우리나라는 섹슈얼한 기준을 주로 다루기 때문에 다소 "피가 튀고 살점이 뜯겨나가는" 영화는 너그러이 봐주는 경향이 있습니다. 같은 R등급이더라도 글래디에이터는 15세 관람가, 아메리칸 뷰티는 18세 관람가를 받은 것도 이와 같은 이유죠. 즉 체인질링이 반드시 18세 관람가를 지정받아야 할 이유는 없었다는 겁니다. 야한 장면? 없었습니다. 안젤리나 졸리 뒷태씬은 정신없이 흘러갔고, 그 흔한 키스신 하나 없어요. 잔인한 장면? 피묻은 도끼가 10초 정도 나왔습니다. 섬뜩하긴 했지만 솔직히 까고 말해서 툭하면 욕이나 지껄이고 주먹부터 휘두르는 조폭영화보다는 그리 청소년에게 '나쁜 영향'을 끼치는 걸로 생각되지는 않습니다.

이 영화가 19금 판정을 받은건 아래와 같은 장면이 등장해서가 아닐까요?

1. LA경찰이 LA에서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릅니다.
2. LA경찰은 언론플레이의 달인입니다.
3. LA경찰에게 반항하는 사람들은 죄다 정신병동에 처넣습니다.
4. LA경찰은 자신들의 실수를 덮는데 급급합니다.
5. LA경찰총장은 시민들의 시위 끝에 자리에서 물러납니다.

넵. 물론 뻘글입니다.
하지만 우연의 일치더라도 현 정국과 상당히 오버랩되는군요.

요새는 블로그에 정부 비판적인 글 잘못 적었다가는 ip추적 당해서 신상을 털리는 기가 막힌 세상이라서, 앞부분엔 영화 감상문을 적고 뒤엔 경찰을 까는 훼이크 글을 한 번 적어봤습니다. 뭐어... 뒷맛이 씁쓸하기는 해도, 영화 체인질링 정말 재미있는 영화였습니다. 한 번 볼까, 하고 생각하신다면 꼭 극장가서 보는 걸 추천합니다.

LESS의 잡담이었습니다.



ps. 위 사진은 '체인질링'에서 강렬한 인상을 남겼던 고든 노스콧입니다.
   실제인물과 극중 배우가 정말 닮았군요. 'ㅡ')

2009년 1월 31일 토요일

그림과 함께하는 토막글 7

 

  나는 숲으로 사라졌다. 나들에게 남긴 말은 아무 것도 없었다. 습한 안개에 젖어드는 삼림의 푸른 빛 속으로, 나의 뒷모습이 잠겨간다. 물웅덩이를 내딛을 때마다 챠박거리는 소리만이 들려올 뿐. 그 소리마저도 어느샌가 희미하게 사라진다.

 

   "갔군."

 

  나는 중얼거렸다. 눈을 감고는 있었지만, 정말로 이런 음침한 곳에서 마음놓고 잠에 빠질 만큼 내 신경은 굵은 편이 아니다. 평평한 돌바닥이라는 특등급 자리에 누워있던 나는 조용히 몸을 일으켰다. 다른 나들은 지쳐 나자빠져있다. 밤새도록 강행군해서 지칠대로 지친 나들은 제각기 다양한 자세로 잠을 자고 있었다. 저것도 개성이라면 개성이다. 나는 방수 주머니에서, 출발 당시 지급받았던 비스켓을 하나 꺼내었다.

 

   "어차피 정찰나간 거 아니겠어? 신경 꺼."

 

  경사진 흙비탈길에 담요를 칭칭 감고 있던 내가 입을 열었다. 습기를 먹고 눅눅해진 비스켓을 씹는 내 얼굴이 살짝 일그러진다.

 

   "너도 아직 안 자고 있었냐."

   "자다가 일어난거야 인마." 라고 대답한 나는 목소리를 낮추었다.

 

   "내 생각엔, 슬슬 뒤를 잡히고 있는 거 같아."

   "설마... 그럴리가. 아직 걔네들은 중립지구에 있을 거다."

 

   나는 입으로는 그렇게 말하면서, 내가 말한게 무엇을 뜻하는건지 이미 알아차리고 있었다. 니켈 산맥을 따라 대륙의 중심부로 향하는 여정이 결코 녹록치 않다는 건 각오했었다. 그 각오에 비례하여 최대한 안전하고도 확실한 루트로 행동했음에도, 그 녀석들이 나들을 쫓아오고 있다는 건.

 

   "적어도 그 여우같은 년은 눈치챘다는 것이다. 최악의 가정은 아니지만, 불편하기 짝이 없군. 앞으로 좀 더 주의깊게 이동해야 겠어."

   "지금 숲으로 들어간 나는, 혹시나 먼저 앞서가서 길을 막고 있을 수 있는 놈들 때문에 정찰을 간 거냐? 거 참 착한 심성일세."

   "그런거지. 다른 나에게 걱정을 끼치긴 싫으니, 모두 자는 틈에 나간거다. 하지만……휴식 시간이 끝나면 나들에게 이 사실을 알릴 거다. 숲으로 간 내가 돌아오든지 말든지. 알기 싫어도 알아두면 좋은게 현실이잖아."

   "동의. 아아- 짜증난다 진짜."

 

   나는 더럽게 맛이 없는 비스켓을 꿀꺽 삼켰다. 여기저기 습기가 줄줄 새는 방수 주머니나, 내 뒤통수를 노리기 시작한 로푸스 놈들이나. 하나같이 거슬리는 일 뿐이다. 몸은 물 속에 지내는 쪽이 편하면서도 입맛만은 육지를 따르는 내 취향도 괜히 성질난다. 먼저 말을 건 나는 다시 잠이 들었는지, 색색 숨을 고르면서 몸을 뒤척인다. 나도 다시 돌바닥 위에 누웠다. 아직 휴식 시간은 적잖이 남았다. 숲은 다시 조용해진다. 그렇게 한동안 차가운 돌 위에 누운 나는, 오지 않는 잠을 기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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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숲으로 사라졌다.'

 

의외로 이 문장이 말이 안되죠;;

 

LESS의 잡담이었습니다.

2009년 1월 27일 화요일

세뱃돈 스케일

민족의 대명절 [설날]은 많은 청소년들에겐 상반기 대목입니다. 가까운 친지분들에게 세배를 올리면 부수입이 돌아오기 때문이죠. 용돈이 야박하던 어린 시절에는 빳빳한 새 돈을 만져볼 수 있는 드문 기회였습니다. 친구들이나 사촌 동생들을 보면, 어머니가 "크면 이자붙여서 돌려줄게^ㅡ^"라는 말과 함께 반강제로 세뱃돈을 뺏어가(갔)더군요. 저와 누나는 조금 달랐습니다.

 

처음부터 세뱃돈을 천원 단위로 받았어요...

 

부모님이 세뱃돈을 무한정 맡아두는 참사는 일어나지 않았습니다만, 세뱃돈 사수해서 뿌듯하기도 하면서 어딘가 허전했습니다. "어릴 때는 큰 돈을 쥐면 안된다"는 원칙 덕분이었죠. 덕분에 중딩때는 항상 자릿수 하나가 부족한 세뱃돈을 세아리면서 씁쓸하게 웃었습니다. '아, 만약 우리집 원칙이 [크게 놀자]였다면 얼마나 좋았을까'하구요.

 

오랜만에 마음 편히 설날을 보내니 그냥 옛생각이 떠올랐네요.

 

인사가 늦었습니다.

올 기축년엔 다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LESS의 잡담이었습니다.

2009년 1월 24일 토요일

잡담을 그림으로 그려보면

 

이렇게 됩니다.

뭔가_비싼_타블렛으로_그렸지만_싼티나는_그림체.jpg로 파일명을 붙여보았죠.

 

아...근데 이걸 그릴 때가 아닌데....

 

요새 D모 사이트 F모 커뮤니티에서, 매일매일 글을 '뽑아내는' 이벤트를 하고 있습니다. 어쩌다가 제가 공지를 올리게 되서 그런지 빼도박도 못하고 있어요. 으앜. 그냥 이번 2주 동안은 죽었다 셈치고 키보드나 두드려야 겠습니다. 원래 습작을 붙잡으면 코딱지만한 분량이라도 진득하게 붙잡는 스타일인지라 '이건 좀 내스타일 아닌듯'이라는 생각이 불쑥불쑥 솟아나고 있는 상황입니다. 하지만 어쩌겠어요. 까라면 까야죠.

 

LESS의 잡담이었습니다.

고향에 내려왔습니다.

1. 서울에 몹쓸 한파가 밀려온다길래 급하게 남쪽으로 내려왔습니다. 눈으로 뒤덮인 고속도로가 얼마나 저질[...]인지는 설명할 필요가 없으니까요. '어차피 영남 쪽으로는 눈이 잘 오지 않으니 다행이구나~'싶었는데, 우와, 여기도 엄청나게 춥네요? 수은주가 바닥으로 떨어지면 대참사이지 말입니다. 설 아침에 차례를 지내러 새벽부터 동네 한 바퀴를 돌아야 하는데, 이렇게나 추우면 답이 없어요ㅠ


2. 이건 이틀 된 이야기지만, 영화 [작전명 발키리]를 개봉일에 조조로 보고 왔습니다. 다들 독일인인데도 영어 잘하더군여. 자칫하면 밋밋한 다큐멘터리가 될 법한 소재로 굉장히 흡입력 있는 영화가 튀어나온 건, 정말 감독 잘 만난 덕이 컸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마지막의 안습한 결말에서 여자 관객들 몇몇분이 훌쩍거렸습니다. 아아, 불쌍한 탐 크루즈, 그러니까 폭탄 미리 조립해서 넉넉하게 터뜨리지. 흐엉허엉.


3. 그리고 영화를 다 보고 산케하게 헌혈을 했습니다. 헌혈 다 하고나니 휴대폰으로 왠 문자가 날아왔습니다. 약간 어질어질한 기분으로 휴대폰 액정을 보니, 올해 제일 노렸던 대학의 합격발표였어요.


뭔가 좋기는_좋은거_같은데_온몸에_힘이없는_기분때문에 별 감흥없이 받아들였는데, 이거 하루 이틀 지나고나니 슬슬 실감이 오는군요. 이제 신입생 되었다고 반짝반짝 기뻐할 나이는 지났죠. 어...뭐라고 할까요. '상두야 학교가자'랑 비슷한 느낌이라고 할까요? 이 나이에 대학 뉴비라니!!
네. 암튼 붙었습니다. 2승 1패의 우수한 성적으로 올 09년도 입시를 마감하는군요. 음핫핫.

LESS의 잡담이었습니다.

2009년 1월 21일 수요일

블로거

   두 사람이 여행을 갔다. 친근한 이름을 붙여보자면 만수와 청수라고 하자. 둘은 어느 숙소에서 하룻밤을 묵게 되었다. 청수는 만수에게 주변 거리라도 구경하러 가자고 했지만, 불문원 불견원을 실천하는 만수는 묵묵히 노트북을 두드릴 뿐이었다. 노트북의 액정에는 인터넷 창이 하나 떠 있었다
 
  만수는, 자신의 블로그에 달린 댓글에 손수 답덧글을 달면서 "네. 저도 그래요. 크크."라 중얼거리기까지 했다. 그러고는 중얼중얼 혼자서 뭔가 말하더니 미친듯이 쿡쿡 웃는다. 무섭네. 청수는 속으로 생각한다. 쟤 왜저래? 마음같아선 욕실 샤워기로 정신나간 만수에게 물대포를 날리고 싶어졌지만, 문명의 유산인 언어를 통해서 설득해보기로 마음먹었다.

  "넌 왜 하루라도 블로그질을 안할 때가 없니? 내가 중요해 블로그가 중요해? 하루라도 안들어가면 뭔 일이라도 나니?"
  "응. 두 가지 문제가 생기거든."

  만수는 고개를 끄덕였다.

  "내가 없으면 사람들이 불안해 해. '우리 만수찡님 갑자기 새 글도 안올라오고, 어디 아프신 건 아닌가여?'란 댓글이 주렁주렁 달리는거지. 매사가 주먹이 앞장서는 넌 이해하기 힘들겠지만."

  지금이라도 당장 주먹으로 의견을 교차해볼까 하는 충동을 청수는 억지로 참았다. 그런 것도 모르고 만수는 태연하게 말을 잇는다.

  "인터넷 커뮤니티도 일단은 '커뮤니티'야. 굳이 블로그 뿐이 아니더라도, 여기저기 커뮤니티에서 다양한 사람들과 말하고 떠들고 하는 거지. 자자, 이것봐. 내가 이 카페 부운영자이기도 해. 이 사이트에서는 고정닉이기도 하고. 하루라도 접속하지 않으면 당장에 난리가 난다니까?"
  "그래... 대충 알 거 같네."

  사실 긴가민가 했지만 청수는 일단 동의했다. 모니터를 뚫어져라 쳐다보는 만수의 안경에는, 인터넷 창 여러개를 띄워놓고 끊임없이 "ㅋㅋㅋㅋ" "ㅎㅎㅎㅎ"를 입력하는 화면이 비친다. 청수는 물었다.

  "그러면 두번째 문제점은 뭐냐."
  "내가 없어도 잘 돌아갈 거 같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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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에 군대에 가는 대신, 새로운 대학교에 입학하게 되었습니다.

이제와서 또 파릇파릇한 새내기가 되자니 얼굴의 액면가가 짐바브웨급이라서 막막하군요.

LESS의 잡담이었습니다.

2009년 1월 19일 월요일

놀라운 발견!

사소하지만 의외로 도움이 되는 팁. 짝수층 엘리베이터로 홀수층 가는 방법 or 홀수층 엘리베이터로 짝수층 가는 방법!! 일단 자신이 가고 싶은 층수보다 높은 번호를 찍습니다. 만약 1층에서 6층에 가고 싶은데 홀수층 엘리베이터만 있다면, 일단 7층을 찍는 거죠. 그리고 5층을 막 지나는 순간 눌러두었던 7층 버튼을 다시 끄는 겁니다. 그러면 엘리베이터는 6층에 멈춥니다. 열림 버튼 누르면 끝.

 

어때요, 참 쉽죠?

 

 

 

 

 

LESS의 잡담이었습니다.

 

2009년 1월 16일 금요일

눈이 내리는 기념으로 핫스무디를 먹었다

평소같으면 "뭐야...저 가격...무서워..."하고 얼씬도 안하던 스무디킹에 들어갔습니다. 그리고 요 몇 주동안 벼르고 벼르던 [핫] 스무디를 시켰습니다. [핫] 스트로베리 익스트림, 딸기 스무디였죠. 핫. 혹시 매운맛은 아닐까 걱정했습니다만 맵지는 않더군요. 핫핫핫.

 

ㅇ<-<

 

야이...

 

대체 뜨거운 스무디라는 건 어느 동네 누구가 개발한 겁니까 이거?!

 

자고로 스무디란 시원하게 갈아서 시원하게 마셔야 제 맛이거늘, 따뜻한 딸기쥬스라니. 맛의 신천지에 내동댕이쳐진 기분입니다. 뉴, 뉴요커라면 이 정도는 커버해야 하는 건가요? 묘하게 달짝찌근하면서도 느글거리는 핫스무디를 먹으면서 월스트리트 저널 정도는 읽어줘야, 내 여자에게는 따뜻한 도시남자가 될 수 있는 겁니까? 그런 거였나요? 사람마다 입맛은 다르다고 하지만 이건 좀 아닌데여. 으헝헝. 이 돈이면 맥날 런치세트가 하난데!!

 

LESS의 잡담이었습니다.

2009년 1월 13일 화요일

'신이 내린 아르바이트' 종료

연말에 덥석 참가하게 된 국립○○연구소 알바. 예산을 급하게 밀어내려니 어지간히 시간이 부족했는지, 08년 12월 30일에 아르바이트 급료를 선금(!!)으로 넣어주더군요. 근데 그 금액이 계산해보니 시급 1만원 수준이었습니다. 1주일짜리 단기 알바이긴 하지만 이거 생각보다 무지하게 짭짤했습니다^^

 

...라고 끝나면 좋았을 것을.

 

이,이, 이 빌어먹을 (삐──)의 (삐──)때문에 하루종일 찬바람 슁슁 불어대는 거리를 몇시간이고 죽치고 돌아다녀야 했어요. 엣취. 얻은 건 돈+감기, 잃어버린 건 시간이었습니다. 가끔 별다방에서 도시남자스럽게 몸 조금 녹이기도 했지만, 하루 중에서 해가 떠 있는 시간은 거리를 쏘다녔던 것 같습니다. (그때문에 처음 계산과는 달리 시급이 엄청나게 내려가더군요ㅠㅠㅠㅠ) 네. 손발이 오그라들게 추운 1월 초에 말이예요. 징징.

 

LESS의 잡담이었습니다.

다들 감기 조심하세요.

2009년 1월 12일 월요일

그림과 함께하는 토막글 6

 

 「시그너리아 공화국의 계절은 빠르게 변한다.

  국토의 동방과 남방이 바다에 접해있는 시그너리아는, 서방 국경의 인공조성림이 푸른 잎을 싹틔우고 꽃망울을 퍼뜨리는 짧은 봄이 지나면, 하늘이 무너진다고 생각될 만큼 폭우가 밀어닥친다.

  옛 문헌에는 이를 정말로 신의 분노라고 받아들인 사람들이 유일신의 제단을 섬기던 사제의 목을 베어 화장(火葬)하였다 전해어진다.

  그 때의 풍습은 오늘날 가지가 세 개 뻗은 호랑가시나무의 나뭇가지를 태우는 걸로 남아있다.

  지금은 사라진 에렘 교의 잔해다.

  사실 과거의 사람들도 애꿎은 사제를 죽인다고 해서 비가 그친다고 기대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많은 백성들을 안심시키려고 할 수록 더욱 자극적인 방도가 필요하다는 건 정치학의 기본 논리다.

  이렇다 할 마법도 과학도 발전하지 않았던 고대 국가에서는 사람의 피를 보는 것만큼 효과적인 방법은 없었을 것이다.

  국가를 다스리는 자가 무지하면 백성 또한 무지하고, 그로 인한 불필요한 인적 손실과 자원 낭비는 어느 누구도 보상해주지 않는다.

  구(舊) 바론트 제국의 유지를 이어가고 있는 현재의 로푸스 제국이 그 예시이다.

  더이상 신에게 기도하면서 현실에 눈을 돌리고 자기위로를 얻을 수 있을 만큼 평화로운 시대가 아니다.  발전없이 제자리걸음만 하고 있는 로푸스 제국이 가까운 시일 내에 필멸하고 마리라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무능한 황실에서 국민이 무엇을 본받겠는가.

  한 잔의 홍차에 녹아드는 각설탕처럼, 로푸스 제국 역시 과거의 향수에 빠질 틈도 없이 한순간에 무너질 것이다.


  허나 우리는 그들과 다르다.


  시그너리아 공화국은- 영원하다-!」



  철컥.
  얇고 검은 줄을 빙그르르 감던 원통이 멈춰선다.
  드넓은 홀 안을 가득 울리던 명사의 목소리는 어느새 사라져버렸다.
  ICL 방위군 특유의 붉은 제복을 입은 소녀는, 테이프 되감기 버튼을 누르고는 슬며시 웃었다. 이 소녀가 시그너리아 공화국 선전방송을 최대 볼륨으로 튼 장소는 다름아닌 로푸스 제국의 수도─커스케이드의 황궁, 그것도 극소수의 인원만이 드나들 수 있다는 반달탑 안이었다. 단순히 가지고만 있어도 팔 하나가 달아날 적국 시그너리아의 제품을 보란듯이 사용한 소녀는 느긋하기 짝이 없는 말을 꺼낸다.

  "소감이 어떻습니까. 대현자 씨?"
  "호오. 꽤나 멋진 말 아닌가. 반박할 여지가 없다."

  라네즈는 양 손을 모아 귀 옆으로 옮기고는 작게 손뼉을 두드린다. '최고'라는 예우가 담긴 정중한 칭찬이다. 물론 진심이 담기지 않은 장난스런 유머였기에 소녀 역시 과장된 답례를 함으로써 대현자에게 맞받아쳤다. 파이프 담배를 문 라네즈의 입술에 가볍게 자신의 입술을 맞춘 것이다. 얼굴을 물리려는 소녀의 턱선을 라네즈는 손가락으로 쓰다듬었다.

  "하는 김에 보다 어른스러운 인사법을 익혀보지 않을래?"
  "전 담배피는 여자는 질색입니다."
  "하하. 나란 분의 혀로 그대를 이기려면 말로는 부족할 듯 싶군."
  "굳이 말 이외의 방법으로도 대현자 씨의 혀를 굴복시킬 수도 있습니다. 내키지는 않습니다만."

  낯빛 하나 바뀌지 않는 소녀의 대답에 라네즈는 배를 잡고 웃었다. 눈물까지 찔끔 흘리던 라네즈는 다시 한 번 박수를 쳤다.
  조금 전과는 다르게, 힘껏.
  소녀는 자신이 힘들게 입수한 마그네틱 테이프가 흑갈빛 가루가 되는 장면을 지켜보았다.

  "오랜 여행의 여독을 풀 수 있는 여흥거리를 들려줘서 고맙네. 하지만 이걸 다른 황족들이 듣게 할 수는 없어. 불만은 없겠지? 애시당초에 넌 나란 분 이외에겐 들려줄 생각이 없었으니."

  자의든 타의든, 본심이든 거짓이든──자신이 대현자에게 할 수 있는 대답은 하나 뿐이다.

  "물론입니다."

  로푸스의 대현자.
  이 호칭은 단지 라네즈 아스타밀라가 그 누구보다 오랫동안 살아왔기 때문에 붙은 것이 아니었다.
  호칭에 걸맞는 힘이 라네즈에게 있었다.
  마음만 먹으면, 세계를 적으로 돌릴 수도 있으리라.
  과거 마법기술을 꽃피웠던 바론트 제국의 살아있는 증인이다.
  "보라. 우리의 선조는 이렇게 훌륭했도다." 라고 가슴을 펴고 말할 수 있는 유일한 존재인 것이다.

  하지만 지금. 반달탑 최상층의 홀에서, 대현자와 동등하게 대화할 수 있는 사람이 딱 한 명 있다.

  "선지자는 항상 제일 잘 나가는 사람에게 줄을 서지요. 게다가 혜택을 독차지하려고 다른 사람에겐 귀뜸도 주지 않는 나쁜 여자애랍니다. 그러니까 황실 쪽으로 정보샐 걱정은 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유즈는 창가를 향해 걸어갔다.
  부드럽게 유리창을 투과하는 햇빛을 내리쐬자, 소녀의 머리카락이 하늘거린다. 마치 미풍이라도 불어오는 것처럼. 소녀가 사람들의 눈을 속이기 위해 입은 ICL 방위군 제복 역시 둥글게 펄럭인다. 반달탑을 오를 때 까지만 하더라도 하늘을 뒤덮던 구름이 어느샌가 개어 있었다.

  "하지만……. 이래서는 탑에서 나오는 순간 바로 발각되겠는걸요."
  "그대도 참 불편한 몸을 지녔군."

  입에 문 담배 파이프를 뻐금거리며 라네즈는 혀를 끌끌 찼다.

  "여태까지 이렇다 할 소문도 내지않고 용케도 살아왔구먼."
  "무지하게 힘들었어요. 구름낀 날이 아니면 낮에 거리를 나갈 수 없는 그 고통을, 아무 생각없이 정체를 드러낸 대현자 씨는 죽었다 깨어나도 모르실 겁니다. 혹시 궁금하시다면 일단 한 번 죽어보시죠. 운이 좋아서 깰 지 누가 알아요? 당연히 깨어날 리가 없지만."

  로푸스의 대현자는 늙지 않고 죽지 않는다.
  하지만 선지자의 독설 아닌 독설에 라네즈는 살짝 얼굴을 찡그렸다.

  "이봐… 그거 진실은 아니겠지."

  제아무리 대현자라고 할 지라도 선지자가 입 밖으로 내는 "두 가지 진실"은 신경쓰이기 마련이다. 라네즈의 약한 표정에 유즈는 입꼬리를 살짝 말아올렸다.


  "글쎄요. 그게 중요한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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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전에 올렸던 '그림과 함께하는 토막글 3~5'는 pixiv fantasiaⅡ의 캐릭터 설정 일부와 세계관 일부를 글에 슬쩍 녹여보았습니다. 하지만 나중에 일이 복잡해질 수도 있기에(오픈된 세계관이라 하더라도 일단 최초 투고자에게 허락을 구하진 않았으니 말입니다. 게다가 어중간하게 썼다가는 pf세계관 설정이랑 맞지 않을 부분이 산더미일테니까요 ㅇ<-<)앞으로는 pixiv fantasiaⅡ의 순수 오리지널리티가 인정된다고 생각될 만한 특정 고유명사는 쓰지 않겠습니다.


  앞서 올린 글도 살짝 몇 단어 정도를 교체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토막글 전체를 갈아엎어야 할 만큼 커다란 변경은 없을 거예요. 어, 어차피 저도 저만의 세계관 정도는 짜두었다구요!!(설덕후의 긍지는 겉치레가 아닙니다!) 아직 제대로 쓰지도 않았으면서 김칫국부터 훌훌 마시는 건 아닌가 싶지만...아무렴 어때요. 일단 저질러봐야 뒷수습이라도 하죠. 'ㅡ'ㅋ


  LESS의 잡담이었습니다.


ps. 여기 텍스트큐브에 올리는 토막글 분위기는... 어떤가요? 판타지 소설 분위기가 나나요?


제 예전 습작을 기억하시는 분이 계실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여태까지 줄창 어반물만 적어오다가 판타지 소설은 처음이니 걱정이 되어서 그럽니다. 여기는 제 블로그니까 그림을 중간 중간에 섞어도 아무 문제가 없겠지만, 언젠가 다른 사이트에 글을 올릴 날이 온다면 그 때에는 순수하게 글빨로만 승부를 봐야하겠죠.


벌써부터 손발이 후덜거리네요;;

2009년 1월 10일 토요일

잡담

1.어젯밤에 영화 '트랜스포터3-라스트 미션'을 봤습니다. 성질이 뻗히면 정장을 훌훌 벗어던지는 제이슨 스타뎀도 섹시하지만, 이 영화의 진정한 주인공을 아우디 a8입니다. 매끈한 블랙 바디에 절륜한 5단 팁트로닉 기어는 핸들을 잡는 남자들을 순식간에 천국으로 보내버릴 기세더군요. 역시 기어는 수동이어야 합니다. 운전면허 1종 보통을 따놓길 잘했어요. 음핫핫. 그렇다고 제가 아우디를 몰 수 있는 기회가 한없이 0에 가깝다는 현실에 눈돌리고 있는 건 아니예요 제길ㅠㅠ

 

2.왕십리 Enter6의 CGV에서 트랜스포터3를 보았는데, 집에 돌아오고 나서야 휴대폰이 주머니에서 가출했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잠깐 절망했지만 오늘 아침일찍 다시 CGV에 찾아가서 분실물 보관함에 태연하게 잠을 자던 휴대폰님을 돌려받았습니다. 주인은 폰걱정 하느라 밤새 뜬눈으로 지샜건만 휴대폰님은 고고한 듯 시크하게 밧데리 없다고 일어나는 걸 거절하더군요. 어휴. 암튼 찾은게 어딥니까.

 

3.가끔 텍스트큐브에 글을 쓰다보면 이미지 파일이 업로드가 되지 않을 경우가 있습니다. 단순히 인터넷 회선의 문제인지(하나포스 주택광랜을 쓰다보니 가끔 인터넷이 불안해 질 때고 있습니다. 자기도 ○박이 빠처럼 무슨 잃어버린 10년을 되찾겠다고 인터넷 속도가 56k 모뎀으로 둔갑할 때도 종종 있죠.) 아니면 텍큐의 문제인지는 잘 모르겠네요.

 

4.생활비를 압축시켜서 지른 타블렛이 오늘 도착했습니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휴대폰님을 집으로 모셔오니 현관 앞에 택배가 있었습니다. 이 녀석도 새까만 WACOM 뱀부 4x5 타블렛입니다. 덕분에 올 1월은 초긴축재정으로 근근히 지내야 하지만, 중딩때부터 간절히 원하던 것을 손에 쥐었다는 기쁨은 이루 말로 표현할 수가 없네요. 하지만 제 컴이 저만의 컴퓨터가 아닌지라 누나가 "비켜라"하면 "넵"하고 양보해야 합니다. 제가 도서관 컴에 타블렛을 설치할 만큼 배짱좋은 사람은 아니라서요. 사 놓고도 30분도 채 만지지 못한 슬픔은...으엏엏엏

 

LESS의 잡담이었습니다.

2009년 1월 8일 목요일

그림과 함께하는 토막글 5

  말라붙은 황갈빛 지면 위.

  이 대지의 주인이었던 니룬은 침묵을 지키고 있다.

  들려오는 소리는, 인간의 입과 발에서 나오는 것들.

 

  쓰러져 있는 니룬들은 아무 말이 없다.

 

  청녹색 피의 개울이 거미줄을 그리며 마른 땅을 적신다.

  살아서 움직이는 존재는 붉은 옷을 입은 인간들과 들새 뿐.

  바닥부터 서서히 차오르는 역한 냄새에 숨쉬기조차 버겁다.

  썩어들어가기 시작한 대지는, 한갓 쓰레기장에 불과하다.

  이런 쓰레기장을 우리들은 여태까지 얼마나 만들어냈던 건가.

  짐작조차 가지 않는다.

 

   "재미없군."

 

  라네즈는 주머니에서 담배 한 개피를 꺼냈다.

  그리고 그것을, 내부 기동열과 햇볕으로 뜨겁게 달구어진 코일러(Coilor)의 외피에 갖다대었다.

  치직 하는 짧은 소리와 함께 회색 연기가 피어오른다.

 

 

  담배 필터을 입술 사이로 밀어넣은 그녀는 천천히 해가 저물어가는 하늘을 물끄러미 올려다봤다.

  제복과 같은 루비빛을 띤 눈동자가 검은 새의 날개짓을 뒤쫓더니, 라네즈는 이내 시선을 허공으로 돌리고는 푸른 한숨을 흘린다.

  한바탕 전투를 벌인 뒤의 담배 한 모금은 늘 각별했지만, 오늘만큼은 조금 쓴 맛이다.

  '로푸스의 대현자'라 불리우는 그녀─라네즈 B. 아스타밀라.

  오늘 전투를 끝으로,『한자르 공국 제6기갑사단』라는 칭호는 반납하게 되었다.

 

   "물량으로 모두를 억누른 나라가 최후에는 물량으로 패했다. 역시 마법사는 주역이 되지 못했다…. 아프지만 멋진 경험이야. 책상머리에서는 얻을 수 없는 교훈이지."

   "그래도 괜찮지 않습니까?"

 

  코일러의 밑에서, 그녀의 전속 하녀인 씬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전장에서까지 쫓아다닐 필요는 없다고 그렇게 말했건만.

  고집세기는 자신몹지 않은 씬의 말에 라네즈는 피식 웃었다.

 

   "나는 그대의 그런 점이 마음에 들었어. 감히 대현자인 나란 분에게 스스럼없이 말을 걸다니."

   "칭찬이라면 감사합니다. 아무쪼록 앞으로도 잘 부탁드립니다."

   "이쪽이야말로 계속 신세를 질 터이니, 미리 양해를 구하지."

 

   "네. 저와 아스타밀라 님의 계약은 쭉 이어질 테니까요."

   "아무렴. 그렇고 말고."

 

  구름 사이로 드러난 햇빛에 눈을 찡그린 라네즈는, 담뱃재를 허공에 가볍게 털었다. 가루가 된 재는 노란 햇빛 속을 춤추듯 흩날린다.

  로푸스의 대현자와 한자르 공국과의 전속계약은 오늘로 끝이었다.

  대륙 최강을 자랑하는 코일러, 실전 경험이 풍부한 최상의 파일럿과 검사, 그리고 시그너리아 영역에서 모셔온 최고의 마도사로 이루어진 로푸스 제국의 제1기갑사단『단풍잎사귀』. 황제의 명령에 의해 한자르 공국으로 강제편입된 그들은, 복잡한 국제정세와 한 발짝 떨어져있는 중립지구에서 라네즈의 휘하 하에 니룬들을 궤멸시켰다. 도저히 무리라고 생각했던 북방한계선도 돌파했다. 종국에 이르러서는 물자 보급마저 끊어졌지만, 병사들의 사기 하나만은 하늘을 찔렀다.

  그녀가 공작에게로부터 들은 전갈은 단 하나 뿐이었다.

  2년 동안 최대한 북쪽으로.

  그리고, 그 2년이라는 기간이 드디어 마침표를 찍는다.

 

   "········그럼 슬슬 돌아가볼까."

 

  여태까지 잔고장 없이 용케 버텨주었던 라네즈의 코일러가 지금은 전면을 바닥에 처박고 쓰러져있다. 그 위에 느긋하게 누운 라네즈는, 니룬의 공격으로 박살나버린 배부(背部)를 보며 혀를 찼다.

  아아, 이거 수리비 꽤나 깨지겠는데.

  정식 보수 외 보너스와 부대비용의 득실을 계산하는 라네즈에게 씬은 태연하게 말했다.

 

   "고국으로 돌아간다면 병사들도 분명 기뻐할 겁니다. 다들 지쳐있으니까요."

   "아무렴. 나라는 분은 아직 지치진 않았지만 밀리언벨에서 모두가 기다리고 있으니."

 

  라네즈의 맥락없는 말에 씬은 고개를 갸웃거렸지만, 이내 고개를 꾸벅 숙이고는 종종걸음으로 전장을 떠났다.

  우선 병사들에게 후퇴 소식을 입소문이나마 퍼뜨린 다음, 자신은 막사에서 짐을 꾸리려는 거겠지.

  이제 필터만 남은 담배를 손가락으로 튕겨냈다. 포물선을 그리며 떨어진 꽁초는, 운없는 한 마도사의 로브 위에 안착했다.

  검게 물들어가는 빨간 로브를 라네즈는 말없이 바라보았다.

  단풍잎사귀는 여기까지가 한계다.

  로푸스 제국 ICL이 협력하더라도, 이 이상의 전력은 없겠지.

  그녀의 소원을 이루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하지만 이 2년 간의 시간을, 대현자인 그녀가 헛되이 낭비한 것은 아니었다.

 

   "…밀리언벨."

 

  다시 한 번, 라네즈는 그 도시의 이름을 입에 담았다.

  어디선가 불어온 서풍이 그녀의 말을 품고 대지를 내달린다.

 

  니룬의 사체를 감싸던 엷은 모래먼지가, 서서히 요동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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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정만 만지작거리면 설덕후라는 불치병에 걸린다고 들었습니다.

 

그래서 졸렬한 글이라도 조금씩 적어보려 노력중입니다.

 

이렇게 해서라도 약간이나마 제 필력이 증가한다면 무엇인들 못하겠습니까.

 

글만 멋있게 쓸 수 있다면야,

 

한밤중에 음식물쓰레기를 헤집는 도둑고냥이를 맨손으로 붙잡으라고 해도 붙잡겠습니닷!!(의불)

 

LESS의 잡담이었습니다.

USB 메모리 분실;;

1. USB 메모리를 또 잃어버렸습니다. 새해맞이 액땜 한 번 제대로 하네요. 개인적인 자료(ex 공인인증서)는 대부분 E메일 첨부파일로 돌려놓아서 그나마 다행이지만, 습작 몇몇이 공중분해된 건 참으로 아쉽네요. 일전에도 한 번 잃어버리고 피눈물을 흘린 적이 있기에 백업의 중요성을 누구보다 심하게 깨우친 리스였지만.... 인간은 망각의 동물인가 봅니다. 발전이 없어요 ㅇ<-<


2. 국내 최대 포탈 네○버가 2009년을 기점으로 확 바뀐다는 말은 들었지만

show를 하고 있네요.


3. 여기 보금자리에서 간간히 짤방 섞인 토막글을 올리고 있습니다. 판타지풍 습작은 처음 써봐서 아직 막막합니다. 뭐라고 할까요... 역시 책을 읽을 때는 "우와 나도 이런거 써보고 싶다 ㅇㅅㅇ"라고 자주 생각했지만, 막상 쪼금이라도 써보니 이거 보통 일이 아니네요. 새삼 스티븐 왕이랑 시드니 셀던 형이 존경스러워지는 나날입니다.

LESS의 잡담이었습니다.

2009년 1월 7일 수요일

그림과 함께하는 토막글 4


   사구에서 미끄러지는 일 하나 없이 평탄한 길만 골라서 걸어가는 라구스의 흔들림은 편안한 만큼 지루하다.

   눈에 보이는 풍경도 재미가 없다.

   연갈빛 모랫결 사이로 우두커니 솟아오른 조각난 검형의 거탑은, 한참을 다가가도 그 크기가 변하지 않는다. 어처구니 없는 크기의 거탑들을 케이먼은 '드래곤의 잔해'라고 말했다. 지평선의 끝과 끝을 이어주는 거대한 드래곤이 사막을 뒤덮을 날개를 펼치는 상상에 빠진 빈츠에게, '드래곤의 잔해'란 글귀는 지질학계에서는 단순한 비유로 쓸 뿐 그 이상의 의미는 없다고 덧붙이는 것을 케이먼은 잊지 않았다.


  "하지만 말입니다."


   구슬이 부서져버린 어린아이처럼 풀이 죽은 빈츠에게 케이먼은 말했었다.


  "탑 주위의 잔잔한 암석들을 보세요. 뜨거운 사막바람은 살아있는 숫돌입니다. 돌이고 나무고 인간이고, 열염을 품은 사막바람 앞에서는 잘게 풍화될 뿐입니다. 허나 거탑의 모서리는 멀리서 보기에도 그 날이 아직 무디어지지 않았습니다. 즉, 이 거탑들이 모습을 드러낸 때는 가까운 과거라는 것입니다. 대체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아직까진 아무도 모릅니다. 거탑들을 뒤덮고 있던 모래가 어느 순간 사라졌다고 보기에는 의심쩍은 부분이 많습니다. 생성연대를 알기 위해서는 저기서 약간의 샘플만 떼어가서 분석하면 될텐데 말입니다."

  "근데…넌 대체 이런걸 왜 알고 싶어하는 거냐."

  "단순한 호기심 일 뿐이지요. 별다른 의미는 없습니다."


   이 대화를 나눈 때는 아직 해가 떠오른지 얼마 지나지 않을 아침 무렵이었다.

   간간히 케이먼의 말에 추임새를 넣던 빈츠는 점점 단어와 단어 사이의 침묵이 길어졌고, 케이먼도 열기에 지쳤는지 별 말 없이 앞만 바라보고 있다. 맨 앞의 라구스를 타고 있는 티프로는 간간히 케이먼이 던지는 질문에만 짤막하게 대답한다.

   즐거운 말동무로 삼기에는 최악의 일행들이다.

   빈츠는 졸린 눈을 손등으로 비빈다.

   원래 스케쥴대로였다면, 오늘 새벽에 떠나온 마을─나랍에서 아직 휴식을 취하고 있어야 할 터였다.

   시그너리아 공화국으로 입국할 수 있는 유일한 정식관문인 나랍은, 빈츠 일행들과 마찬가지로 밀리언벨로 향하는 온갖 여행객들이 득실거린다. 그 중 대부분이 머리카락 색이 옅은 로푸스 인이었지만, 시정잡배들의 소동을 말리기 위해 분주히 오가는 붉은 제복의 군인들은 시그너리아 인이었다. 국가 간의 편견이 엷은 국경지대라 할 지라도 그들 역시 갑작스레 몰려드는 여행객들이 영 달가운 눈치는 아니다. 어제 저녁 아슬아슬하게 나랍에 들어온 빈츠와 셀렌, 그리고 케이먼은 복잡한 입국 수속을 거치고 나랍의 중심지로 향하였다.

  그리고 온갖 억양이 뒤섞인 고함이 들려오는 시장을 지나 티프로와 만나기로 한 약속장소에 막 다다랐을 때, 비로소 지갑이 소매치기 당했음을 알아차렸다.

   넷 중에서는 그나마 가장 침착한 케이먼이 공화군 지서에 분실신고를 했지만 지갑을 찾을 수는 있을지 기약이 없었다. 결국, 나랍에 인줄이 있는 빈츠와 셀렌이 밤새도록 뛰어다녀서 라구스를 빌릴 돈을 겨우 융통했고, 새벽이 되자 쉴 틈도 없이 티프로가 출발을 재촉했다.

   국경도시 나랍의 명물인 소라탑에 올라가지도 못한 채 그렇게 빈츠 일행은 쫓겨나듯 도시를 떠났다.

   엉망진창인 여행이다.

   학교 도서관에서 보았던 영웅들의 여행담과 비교하면 시궁창스러운 여행이었다. 지친 몸의 피로가 전부 속눈썹 위에 올라탔는지, 게슴츠레한 빈츠의 은청빛 눈동자는 서서히 반달 모양으로 기울어진다.


   "워어 워-"


   그 때, 티프로가 라구스를 멈춰세우며 오른팔을 들었다.

   케이먼은 즉시 라구스의 고삐를 살짝 잡아당겨 걸음을 늦추었다. 반쯤 정신을 놓고 있던 빈츠의 라구스 역시 덩달아 멈추었다. 기분 좋게 아래위로 흔들거리던 움직임이 사라지자, 곤히 잠을 자던 셀렌이 눈을 떴다.


   "흐우웅……. 잘─잤다!"


   기지개를 쭈욱 뻗는 셀렌의 로브가 살짝 흘러내리면서 하얀 팔이 드러난다.

   "빈츠, 벌써 도착한 거야?"

   "그건 아닌 것 같은데. 여기서 기다리고 있어봐."


   라구스에서 훌쩍 뛰어내린 빈츠는 눌러쓰던 후드를 벗고 젖은 머리카락에 엉킨 모래를 훌훌 털어낸다. 어째서 멈췄냐고 셀렌이 눈빛으로 물어도 빈츠는 어깨를 으쓱할 수 밖에 없다. 길잡이 티프로에게 사정을 물어보려고 고개를 돌리니, 케이먼과 함께 막 모래언덕 너머로 사라지는 티프로의 모자가 언뜻 보였다.

   "쬐그마한 주제에 걸음은 되게 빠르다니까."라 투덜거리며 미끄러운 언덕을 기다시피 올라갔다. 라구스가 왜 적잖은 거리를 둘러가더라도 평지를 고집했는지 이해가 갔다. 그렇게 몇 번이고 미끄러지면서 모래 등성이를 막 넘은 빈츠는, 눈 앞에 보이는 광경에 입이 딱 벌어졌다.


 

 

   흔히 평야나 산간지방에서 볼 수 있는 짐승과는 모양과 크기부터 근본적으로 다른 짐승이, 몸을 움츠린채 머리를 모랫속에 처박고 있었다. 지나치게 자라난 앞발 뼈와 그 사이를 메운 두꺼운 막은 흡사 날개로 보인다. 날카로운 사암빛 비늘이 전신에 뒤덮힌 거대한 도마뱀이라니, 여태까지 듣도 보도 못한 동물이다.

   마른침을 꿀꺽 삼킨 빈츠는, 그 앞에 서 있는 둘을 보았다.

   티프로는 케이먼과 이런저런 대화를 나누더니 뚜벅뚜벅 짐승의 머리로 다가갔다. 그리고 뭉툭한 콧잔등을 왼손으로 톡톡 두드린다. 순간, 짐승의 네 눈꺼풀이 동시에 올라갔다. 어느새 뒤따라온 셀렌이 히익 놀라고는 모자를 벗어 가슴에 얹었다.

 

   "야, 이이, 이거, 드드드드, 드래곤 아니야?"

   "안타깝게도 드래곤은 아닌 듯 합니다."

 

   언제나 느긋한 케이먼은 전혀 긴장하지 않는 기색으로 고개를 저었다.

 

   "용반목에 속하는 중형 니룬으로 보입니다. 인간으로 치면 우리 또래의 니룬이죠. 어째서 이 사막에 니룬이 있는지는 저 역시 모르겠습니다만 지금 티프로 씨가 대화를 나누고 있으니 잠시 기다려봅시다."

   "니-니룬이면 더 문제잖아!! 인간 잡아먹기를 식후 디저트로 여기는 녀석들이라고!"

   "모든 니룬이 로푸스인을 적대시하는 건 아닙니다. 침착하세요. 셀레니아 씨."

   "하지만 니룬 녀석들이……."

   "셀렌. 그만해."

 

   보다못한 빈츠가 둘 사이에 끼어들었다. 두려움에서 분노로 변한 셀렌의 눈빛을 케이먼은 태연하게 흘러넘긴다. 생각보다 대인배일세, 라 속으로 생각하며 빈츠는 턱 끝으로 티프로를 가르켰다. 니룬의 머리에 손을 댄 티프로가 서서히 몸을 바로세우자, 그 커다란 니룬이 순순히 고개를 따라 들었다.

 

   "왜 티프로가 니룬을 가까이 하는거냐, 케이먼? 이 괴물에게 무슨 볼일이 있어서."

 

   빈츠는 처음에 물어보아야 했을 질문을 뒤늦게 꺼냈다. 빈츠의 물음이 곤란한 듯 뺨을 긁적이던 케이먼은, 티프로가 살짝 눈을 깜박이는 것을 동의의 뜻으로 받아들였는지 순순히 대답했다.

 

   "지금 우리 일행은 밀리언벨에 그 누구보다 일찍 가야 합니다. 그래서 사막을 가로질러 단숨에 수도로 향하는 것이지요. 하지만, 제 아무리 티프로 씨가 뛰어난 길잡이라고 해도 라구스의 느릿한 걸음걸이로는 도저히 말을 따라잡을 수가 없어요."

 

   사막로보다는 훨씬 둘러가는 우회도로라 해도 값비싼 말을 타고 신나게 내달리는 부잣집 도련님들이라면 밀리언벨까지 나흘 안에 도달할 수 있다.

   거리상으로는 짧은 사막로가 갈길 바쁜 여행객들에게 그리 인기없는 이유는 여기에 있었다.

   나랍에서 이국적인 물품을 사 밀리언벨에서 비싼 값에 되파는 상인의 짐마차를 얻어타면, 고생하며 사막을 가로지르는 것보다 빠르고 편안하게 수도로 직행할 수 있다. 밀리언벨까지 향하는 동안 상인을 지켜주는 형식으로 동행하는 것이다.

   그렇지만 가끔 인적 드문 길에서 상인을 죽이고 상품을 강탈해가는 경우도 종종 있기에, 어지간히 믿음직스런 여행객이 아니면 어림도 없는 일이었다. 가난한 여행객이 두 발 편히 쉬게 하면서 밀리언벨로 가는 일은 여간 어렵지 않다.

 

   "가만. 그러고보니 아까 전에 너 사흘이면 갈 수 있다고 했잖아?"

   "그 해답이 바로 이녀석입니다."

 

    구오오오, 긴 울음을 허파에서 끌어낸 니룬은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티프로와의 대화가 만족스러웠는지 네 개의 눈을 엇박자로 깜박거린다. 빈츠는 설마 하는 표정으로 니룬을 바라보았다. 마치 잘 길들여진 고양이처럼 티프로의 손끝에 어쩔 줄을 모르는 니룬을 보며 케이먼은 말했다.

 

   "이 니룬을 타고, 단숨에 밀리언벨로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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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새 소설과 일러스트의 조화를 꿈꾸는 (자칭)장르소설의 메카, 노블코어(http://www.novelcore.net)가 열렸더군요. 관심있는 분들은 한 번 들어가보세여. 뭐어... 저는 제 따뜻한 보금자리에서 나가기가 싫어요. 겨울이라서 그런가봐요.

 

LESS의 잡담이었습니다.

 

2009년 1월 5일 월요일

"1000원으로 국,찌개 만들기"라는 책을 보니

시험 신청도 할 겸 종각 반디앤루니스에 가서 잠시동안 책을 읽어보았습니다. 그 중에서 가장 끌리던 책이 바로 "1000원으로 국,찌개 만들기"였습니다. 오오 이것은 지갑이 가난한 나의 필수 아이템인가 하고 서둘러 읽어보니

 

[냉장고 안에 있겠죠?]

사골육수 200ml

닭가슴살 2인분

햄 150g

송이버섯 100g

 

……

나는 그저 천원으로 찌개를 끓이고 싶었을 뿐이었는데...

무슨 놈의 냉장고에 이런 호화스런 식재료가 가득 있단 말입니까!!

것보다 저런걸 상비해놓는 집이 뭐가 슬퍼서 1000원 찌개 쿠킹북을 사겠냐구요!!

 

LESS의 잡담이었습니다.

 

2009년 1월 4일 일요일

집에서 치즈케익을 만들어 보았다

"○리바게뜨에게 헌납할 돈으로 차라리 직접 만들어서 배터지게 먹자!"

 라는 생각이 불현듯 떠올라, 네이버에서 간단하게 레시피 검색하고

 재료를 사와서 만들어 먹었습니다.

 

네. 사실 만드는 건 요리를 좋아하는 누나의 몫이었고,

저보고는 걸거친다(표준어:걸리적거린다)면서 누나가 방에서 쫓아냈어요. 읭ㅠ

 

평소에도 별 조리기구 없이 온갖 비싸보이는 음식들을 저렴하게 요리해내던 누나답게

치즈케익도 대성공. 오븐도 없는데 어떻게 만드냐고 물어봤더니

"밥솥으로 하면 된다"는 상큼한 대답이 돌아왔습니다.

 

무시무시한 칼로리의 역습 덕분에 한 조각만 먹어도 몸무게가 1kg은 가볍게 업될 것 같았지만

생각해보니 치즈케익 무게보다 더 살 찔 일은 없겠더군여.

덕분에 어제 실컷 먹고 오늘은 쫄쫄 굶고 있습니다.

 

땡큐, 등가교환의 법칙!

 

 

 

요건 커피빈 치즈케익.

 

밥통치즈케익(...)보다 세련된 도시남자의 감성이 살아있네여.

 

그래도 누나가 직접 만들어준 투박한 수제 케익이 덜 달고 맛있었습니다.

 

 

 

이 포스팅을 적다보니, 영화 앤티크를 보면서 침 질질 흘렸던 기억이 떠오르는군요.

 

어깨 너머로 간단히 쿠키 만드는 정도는 배웠는데,

나중에 억지로라도 누나한테 들러붙어서 케익을 같이 만들어봐야 겠습니다.

 

LESS의 잡담이었습니다.

2009년 1월 3일 토요일

음악 위젯을 넣어봤습니다.

네. 예전에 포딕스위젯을 잠시 달았었지만 어제부터 필터링제로 바뀌었기에 이참에 블레이어로 갈아탔어요. 인디음악을 위주로 업로드하는 사이트인데, 스트리밍 음원을 블로그 위젯으로 퍼갈 수 있게 되어있습니다. 조금만 건드리면 누구나 쉽게 위젯을 만들 수 있더군요. 스킨이랑 사이트 시스템은 아이팟, 아이튠즈의 인터페이스를 그대로 업어온 것 같습니다.

 

(요게 바로 블레이어 위젯.

이 블로그 우측에 달려있는 거랑 안에 든 것은 같습니다. 스킨만 다르죠.)

 

훈훈한 뉴에이지부터 시작해서 모던락, 재즈, 일렉트로니카 등 다양한 장르의 인디음악을 무료로! 공짜로! 마음껏! 들을 수 있습니다. 왠지 알바가 홍보글쓰는 기분이군요;; 혹시나 포풍처럼 매력적인 음악 위젯을 찾아내지 않는 이상, 당분간 이걸로 쭉 갈 것 같네요.

 

LESS의 잡담이었습니다.

2009년 1월 2일 금요일

그림과 함께하는 토막글 3



"……하지만 아티론 백작은 레노우에 도달하지 못했습니다. 그가 북방으로 향했다는 흔적은 남아있지만 그 이후의 행방은 제국역사서 그 어느 곳에서도 찾아볼 수 없어요. 동시대에 진행되던 바론트와 키르의 전쟁만이 케케묵은 책 속에 빼곡히 적혀있습니다. 국가 간의 전쟁이 드문 편은 아니지만, 일개 국가가 총력을 기울여 칼과 창을 겨눈 전면전은 분명히 화려한 뉴스거리였으니까요. 당대의 기사를 후대에 알리는 일이 역사가의 몫입니다. 역사가의 눈은 뤼에트의 천칭처럼 흔들림이 없어야 한다고 해도 그들 역시 인간이니 말입니다. 이제 와서 그들을 비난하면 불공정한 일일 테죠.
뭐어, 하지만 백작의 기록은 제국 곳곳의 야사에 파편처럼 흩어져 남아있어요. 어때요, 흥미롭지 않나요? 노토스 대륙에서 가장 유명했던 사나이가 어느 순간 사라져버린 겁니다. 이 세계의 무대에서요. 그리고 오백년이 흐른 지금에서야 다시 주목받고 있습니다. "
"아…저기, 케이먼."
"네. 뭔가 질문하시고 싶은 거라도?"
"오늘 아침에 내가 너한테 물어봤던 거 기억해?"
"그거야 물론이죠. 아직 한나절도 지나지 않은 걸요."라고 대답한 케이먼은 모래먼지가 들러붙은 안경을 로브 소매로 닦았다.
"안전하게 밀리언벨로 가는 방법."
"그래. 케이먼. 그런데 왜 우리가 지금 사막을 가로지르고 있는 걸까."
"거기에는 여러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빈츠 씨."
전설에 의하면 아름다운 목소리로 흉작된 밭에서 싹을 키워낸 명가수가 있었다고 한다. 아마 지금 케이먼의 목소리를 백 배 증폭시켜서 외치면 사막이 숲으로 변하겠지. 무서운 기세로 답을 토해내려는 케이먼을 빈츠는 가로막았다.
"아니아니, 그 긴 이야기를 처음부터 다시 할 필요는 없어. 없다구."
고개를 저을 힘도 없는 빈츠는 라구스(*건열 기후에 강한 운송동물)에 엎드려 '차라리 마을에 도착할 때까지 기절했으면.'라 속으로 중얼거린다.
이전 마을에서는 셀렌 덕분에 빵 한 조각 먹지 못하고 내쫓기든 빠져나왔다. 한 덩이 남아있던 귀리빵은, 지금 자신의 등 뒤에서 색색 졸고 있는 셀렌에게 준 지 오래였다. 그래도 체력 하나는 자신있다고 생각했지만 그건 과신이었다. 배는 고프고 목은 타는 듯이 마르다. 작은 행렬의 맨 뒤에 있는 소년의 역할은 후방 감시였지만, 말이 감시지, 보이는 거라고는 모래와 탑과 그림자 뿐이다.
"확실히 이 길은 최단 루트인 동시에 시야도 탁 트여있고, 도적도 없지만…."
'걸어다니는 도서관'이란 별명답게 케이먼의 지식 창고는 건드리기만 해도 정보가 흘러넘친다. 허나 자신조차 주체못하는 게 흠이라면 흠이다. 사막이 안전한 이유를 설명하려다 보면 '왜 여기에 사막이 있는지'라는 의문점부터 먼저 해결해야 하는 것이다. 막 마을을 떠날 무렵 빈츠랑 셀레니아가 미처 말리기도 전에, 케이먼은 수백 년 전에 사라져버린 바론트 제국의 일대기를 읊어대기 시작했었다.
쟤는 저렇게 말하면서 지치지도 않는 건가.
"그건 아무래도 됐고. 앞으로 얼마 동안 더 가면 되는거야?"
등 뒤에 느껴지는 묵직한 무게감에 진땀 흘리는 빈츠가 입을 열었다. 소년의 어깨 너머로 보이는 분홍빛 머리카락에 케이먼은 슬쩍 웃는다. 셀렌의 머리가 빈츠의 어깨 위에 올려져 있었다. 턱으로 체중을 싣고 있으리라.
셀렌 자신은 편할 지 몰라도, 저래서야 앞에 있는 사람의 허리가 끊어진다.
"밀리언벨까지는 사흘 안에 도달할 수 있을 겁니다. 가장 가까운 마을에 언제 도착할 지는 티프로 씨에게 여쭙어보도록 하죠."
마을에서 빠져나올 때 "자그마한 석상에 눈코입을 새겨도 티프로보다는 수다스러울 거야."라고 셀렌이 미리 귀뜸을 주기는 했었지만, 생명을 떠맡긴 사막 길잡이가 여섯 시간이 넘도록 아무 말도 하지 않으면 걱정이 되기 마련이다. 케이먼은 뒤돌아보고 있던 몸을 천천히 앞을 향해 돌린다. 빈츠와 셀렌이 함께 타고 있는 라구스와 티프로의 라구스 사이에 위치한 케이먼은 둘 사이의 연락책이 된 입장이다. 천성이 태연한 케이먼은 티프로에게 뭐라고 말을 건다.
"빈츠 씨."
잠시 뒤, 케이먼은 다시 뒤로 돌아보았다.
"라구스를 바꿔 탈까요?"
"……그냥 셀렌을 너한테 던져줄까. 필요없는데."
"아하하. 사양합니다. 티프로 씨의 말로는 앞으로 세 시간은 더 가야만 한다고 하는군요. 그 때까지는 잘 견뎌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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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

LESS의 잡담이었습니다.

2009년 1월 1일 목요일

올해 목표를 벌써 달성했습니다.

-책을 읽으면서 1월 1일을 맞이한다 : Clear!

-새해 첫 날, 떠오르는 해를 보며 소원을 빈다 : Clear!

 

12월 31일 밤 11시부터 이영도 씨의 작품인 '그림자 자국'을 읽기 시작했습니다.

무려 2년에 걸쳐서 다 읽었어요. 제 자신에게 박수를 보냅니다. 짝짝짝짝.

이번 해도 뜻깊은 2009년이었습니다.

내년에도 올해처럼 일이 잘 풀렸으면 좋겠어요.

 

LESS의 잡담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