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을입니다. 마음은 아직 청춘의 여름이더라도 몸에 닿는 공기는 틀림없이 가을의 공기입니다. 푸른 색 계통의 블로그 스킨이 부담스러워지고 있는 걸 보면 분명히 계절이 바뀌었습니다. 늦은 밤 창문을 열어놓고 라디오에 귀 기울이다 깜박 잠이 들었다가는, 지독한 감기 걸리기 딱 좋은 가을이 찾아왔습니다. 네. 그런 이유로 개강 2주차를 자취방에 틀어박혀 반틈 시체로 지내다시피 했습니다. 정말 빠질 수 없는 전공수업에 나갔더니 그날로 친구 여럿에게 병원균을 나눠준 참사가 일어났습니다. 결국 자의 삼할, 타의 칠할로 개강 모임 출석금지 처분을 먹고 자중하였습니다. "역시 이렇게 아플 때에도 함께 있어주는 건 컴퓨터와 책 밖에 없어!"라 새삼스래 손바닥만한 제 방에게 감동하였습니다.
지난 목요일, 11일, 주마다 보는 수시를 백지 가깝게 제출하고 울적한 마음으로 도서관에 갔습니다. 주말 동안 열심히 공부하여서 다음주에 성적 만회해야지. 이런 모범적인 생각을 할 수 있었다면 감기균이 기특하게 여겨 피해갔을지도 모를 일입니다. 하지만 저는 유치해져도 될 때에는 유치하게 구는 유치파입니다. 에잇, 어차피 망친거, 비뚤어지겠다. 도서관 서고 문 닫을 때까지 낡은 원목 탁자에서 책을 읽었습니다. 대여 담당 학생의 눈치를 받고 난 뒤에는 아무렇게나 다섯 권을 뽑아서 대출하였습니다.
닷새 동안 감기에 골골거린 몸은 진력이 빠질 대로 빠져 있었습니다. 괜히 살을 뺀다고 식사량을 줄인 것도 의외로 타격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주말동안 밥을 배불리 먹으니 힘이 넘쳐나니 다행입니다. 조금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밥도 먹고 책도 읽으니 몸도 정신도 빠방해지고 자신감이 솟아납니다. 아아, 정말 주말동안 공부 하나도 안했지만, 당장 넘쳐나는 과제가 줄을 서서 방문을 노크하고 있지만, 모처럼 세웠던 주중 스케쥴이 엉망진창으로 꼬이고 있지만, 어떻게든 다 해결될 거 같습니다.
포스트을 적고 나니 독서 이야기는 있되 책 이야기가 없고, 어느덧 별밤이 흘러나오는 걸 보니 13일에서 14일로 날짜가 넘어가버렸습니다. 한 뺨 열린 창문에서 부는 바람에 커튼이 흔들거립니다. 잊지 말고, 창문 꼭 닫고 자야 할 가을밤입니다. 좋은 밤 되세요.
감기는 언제나 사람을 귀찮게 만들죠 ;ㅅ; 몸 조심 하시구 좋은 밤 되세요.
답글삭제그나저나 언제나 멋진 이미지.. 어디서 구하시는지 비결좀 가르쳐 주실 수 있으신가요 아하하 'ㅂ'
@옥수 - 2009/09/14 00:27
답글삭제한 고비 넘겼으니 이젠 다행입니다. 옥수 님도 몸조심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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