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2월 2일 월요일

'감동실화'가 '19금'이 된 이유는 뭘까


클린트 이스트우드 감독, 안젤리나 졸리 주연의 '체인질링'은 실제로 미국에서 일어난 실화를 바탕으로 제작된 영화입니다. 1928년에서 1930년까지 자행된 "와인빌 양계장 살인사건[Wineville Chicken Coop Murders]"이 바로 그 실화죠. (자세한 정보는 여기 링크를 참고하세요. 영화와 직접적으로 관련된 내용이 많으니, 이미 체인질링을 감상하신 분들만 보시길 권합니다.) 극중 아들을 잃는 어머니 크리스틴 콜린스로 분한 여배우 안젤리나 졸리의 연기력은 "최고" 이외의 다른 단어가 필요없을 만큼 멋졌고, 2시간이 조금 넘는 영화 러닝타임도 전혀 지겹지 않았습니다. 단순히 눈물 뽑아내는 모성애 자극 영화인 줄 알았다가 깜짝 놀랐어요. 그렇게 손에 땀을 쥐게하는 스릴러 영화였다니[...]

그런데 대체 '체인질링'이 왜 19금(정식명칭:18세 관람가)이 된 걸까요?

체인질링은 미국 개봉 당시 R등급(Restricted)을 맞았습니다. 17세 이하 보호자 동반이 필요한 등급이죠. 이 등급을 받은 영화가 우리나라로 들어오면 대개 '15세 관람가' 또는 '18세 관람가'를 지정받습니다. 우리나라는 섹슈얼한 기준을 주로 다루기 때문에 다소 "피가 튀고 살점이 뜯겨나가는" 영화는 너그러이 봐주는 경향이 있습니다. 같은 R등급이더라도 글래디에이터는 15세 관람가, 아메리칸 뷰티는 18세 관람가를 받은 것도 이와 같은 이유죠. 즉 체인질링이 반드시 18세 관람가를 지정받아야 할 이유는 없었다는 겁니다. 야한 장면? 없었습니다. 안젤리나 졸리 뒷태씬은 정신없이 흘러갔고, 그 흔한 키스신 하나 없어요. 잔인한 장면? 피묻은 도끼가 10초 정도 나왔습니다. 섬뜩하긴 했지만 솔직히 까고 말해서 툭하면 욕이나 지껄이고 주먹부터 휘두르는 조폭영화보다는 그리 청소년에게 '나쁜 영향'을 끼치는 걸로 생각되지는 않습니다.

이 영화가 19금 판정을 받은건 아래와 같은 장면이 등장해서가 아닐까요?

1. LA경찰이 LA에서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릅니다.
2. LA경찰은 언론플레이의 달인입니다.
3. LA경찰에게 반항하는 사람들은 죄다 정신병동에 처넣습니다.
4. LA경찰은 자신들의 실수를 덮는데 급급합니다.
5. LA경찰총장은 시민들의 시위 끝에 자리에서 물러납니다.

넵. 물론 뻘글입니다.
하지만 우연의 일치더라도 현 정국과 상당히 오버랩되는군요.

요새는 블로그에 정부 비판적인 글 잘못 적었다가는 ip추적 당해서 신상을 털리는 기가 막힌 세상이라서, 앞부분엔 영화 감상문을 적고 뒤엔 경찰을 까는 훼이크 글을 한 번 적어봤습니다. 뭐어... 뒷맛이 씁쓸하기는 해도, 영화 체인질링 정말 재미있는 영화였습니다. 한 번 볼까, 하고 생각하신다면 꼭 극장가서 보는 걸 추천합니다.

LESS의 잡담이었습니다.



ps. 위 사진은 '체인질링'에서 강렬한 인상을 남겼던 고든 노스콧입니다.
   실제인물과 극중 배우가 정말 닮았군요. 'ㅡ')

댓글 11개:

  1. trackback from: 체인질링- 단점이 가득한 영화. 하지만........
    체인질링(Changeling) 감독:클린트 이스트우드 주연 : 안젤리나 졸리



    저는 느리게 읽기 같은것이 불가능해서 등장인물의 마음을 헤아리는것에 한계를 느끼기 때문인지 영화보고서는 눈물같은거 흘려본적이

    거의 없는데, 이 영화는 가장 마지막 부분에서 제 눈가를 뜨겁게 만들어 버렸습니다. 끔찍하기도 하고 슬프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너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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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솔직히 제가 생각해도 이 영화 18세 받을만한 구석이 없지요..-_-;; 랄까,,



    전 솔직히 영화 평을 높게 못주겠어요. 저에게는 '단순히 눈물 뽑아내는 모성애 자극 영화'였거든요. 아무리 생각해도 '아이를 잃은 부모의 슬픔'으로 영화의 모든 단점을 감춰서 뭉게버렸다는 생각밖에 안들었습니다만, 다른 단점을 뭉게버릴정도로 이게 좋았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역시 좋은 영화가 더 좋은영화가 되지 못했다는점은 아물 생각해도 안타깝기 이를데가 없네요...



    아.. 트랙백 보내고 갑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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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아카사 - 2009/02/02 22:48
    저는 체인질링에 등장하는 인물들이 주연 조연 가릴 것 없이 모두 연기력이 쩔었다고 생각합니다. 이 정도면 저는 좋은 영화의 반열에 올려놓을만 하다고 보지만.... 아무래도 제 기준이 여러모로 관대한 편이라서요



    트랙백 글도 잘 읽었습니다. 'ㅡ')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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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안젤리나 졸리? 여전사필이 넘 강했기에 망설이다 존 말코비치(맞나?)가 나온다기에 속는셈치고 본 영화, 강추

    밀양의 전도연과 비교되는 연기력이라 생각.

    아이에게 무슨 일이 생겼다는 걸 본능으로 느끼며 조용히 다가오는 공포를 실감나게 연기하는 졸리를 보면서

    그녀에게 가졌던 편식증을 떨치게 된 영화, 강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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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유경자 - 2009/02/06 02:08
    '툼레이더'와 '미스터&미세스 스미스'에서 우리가 보아왔던 안젤리나 졸리는 전투본능으로 끓어넘치는 여전사였죠. 저도 내심 안젤리나 졸리의 감정연기가 어떨지 살짝 걱정하면서 상영관에 들어갔었습니다만 '체인질링'을 보고나서는 완전 만족했습니다. 유경자 님도 무척 인상깊게 보신 듯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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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trackback from: 체인질링(Changeling,2009)
    어제 밤 체인질링을 보았다. 씨즐에서 받은 예매권으로! 체인질링 - Daum 영화 movie.daum.net [체인질링] 영화리뷰전문 무비조이 | 영화리뷰전문 무비조이 | 2009-02-07 <그랜 트리노>로 2009년 2주차 북미박스오피스 1위에 깜짝 등극한 클린트 이스트우드 감독이 연출한 <체인질링>이 22일 개봉을 앞두고 있다. 이 작품은 이전 영화와 다른 모습의 ... 우리나라 공권력의 답답함과 같은 모습에 화가 좀 났고, 아이를 생각하는 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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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 아니 감동실화라고 포스터에 써놓고 스릴러라니 떡밥이 크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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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 @테위 - 2009/02/09 10:05
    아무것도 모르고 극장가서 보다가 대단이 놀랐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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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 실제론 범인이 한 사람 더 있었다는 사실에 충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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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 trackback from: [영화] 체인질링 (Changeling, 2009)를 보다
    어제 알바 끝나고 돌아온 오빠랑 같이 새벽에 본 영화랍니다. 안젤리나 졸리의 입술은 같은 여자가 봐도 역시 매력적이네요 ㅠㅠㅠ 아무튼, 스포가 있을 수도 있으니 보실 예정이신 분들은 뒤로를 눌러주세요 ^^; 01.mp3 장르 : 드라마, 범죄, 미스터리 | 미국 | 141 분 | 개봉 2009.01.22 감독 : 클린트 이스트우드 출연 : 안젤리나 졸리(크리스틴 콜린스), 존 말코비치(구스타브 브리그랩) 등 등급 : 국내 18세 관람가 네이버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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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 @히라 - 2009/02/11 19:19
    저도 나중에 알고나서 살짝 충격 먹었죠; 으으...

    트랙백된 글 잘 읽었어요. 약간 우울한 음악을 들으니 왠지모르게 슬퍼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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