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1월 5일 화요일

『천사의 나이프』- 누구에게나 과거의 죄는 있지만

 

  커피숍을 경영하며 다섯 살 어린 딸과 둘만의 삶을 사는 히야마 다카시. 그는 3인조 강도에게 아내를 잃은 아픈 기억을 가지고 있다. 당시의 범인들은 열세 살 중학생들로, 미성년자라는 이유로 소년원행 처벌에 그쳐 많은 논란이 된 사건이었다. 이후 깊은 분노를 품고 살아가던 히야마에게 경찰이 찾아와 뜻밖의 소식을 전한다. 4년 전 그 사건의 범인이 차례로 살해당하고 있다는 것이다.

 

제목: 천사의 나이프(원제: 天使のナイフ )

저자: 야쿠마루 가쿠(藥丸岳 )

출판사: [황금가지] 밀리언셀러 클럽 098

중요 키워드: 소년법, 사회파 미스테리, 반전, 용서, 휴머니즘


  띠지 문구에 적혀있듯이  제 51회 에도가와 란포상을 수상한 야쿠마루 가쿠의 데뷔작입니다. '14세 이하의 자는 처벌 대신 교화'를 골자로 한 일본 소년법의 문제점을 지적한 사회파 미스테리 소설이죠. 소설의 주인공인 히야마 다카시는 사랑하는 아내를 어이없게 잃었지만 정작 법은 아이러니하게도 피해자 가족보다 가해자의 인권을 감쌉니다. 소년원에서 몇 년 보내고나서 사회로 돌아온 가해자 소년들은 반성의 기색이라고는 조금도 보이지 않고, 되려 "그 사건에 휘말린 우리도 피해자"라는 가해자 가족들의 뻔뻔한 주장에 주인공은 할 말을 잃습니다.

 

  하지만 이 소설은 팍팍한 분위기의 여타 사회파 미스테리와는 달리 따스한 인간미가 느껴집니다. 매스컴 앞에서 "범인들을 죽이고 싶다"고 말했던 히야마는 3년 후 아내를 살해했던 가해자들이 누군가에게 차례로 목숨을 잃자, 용의자 일순위에 오르면서도 그들을 구하기 위해 동분서주합니다. 소년법의 어처구니없는 현실과 뜻밖의 진실에 마주치면서도 히야마는 멈추지 않습니다. 그가 바라는 것은 가해자들이 몹쓸 고통을 받는 것이 아니라, 그에게서 아내를 앗아간 과거의 죄의 무게를 감당하며 용서를 구하는 것입니다.

 

 『천사의 나이프』는 다양한 트릭과 반전이 들어간 동시에 소년법의 현 체계의 모순점과 문제점을 논리정연히 지적하는 걸출한 미스테리 소설입니다. 실제로 『천사의 나이프』는 발매 당시 일본에서 큰 반향을 일으켰으며, 2007년에 시행된 소년법 2차 개정에 적지 않은 영향을 끼쳤습니다. ( 읽다보면 '아... 이 새키들..'하고 피가 부글부글 끓거든요 :-/ ) 아쉬운 점이 있다면, 소설 전반에 뿌린 복선을 회수하면서 결말 부분의 클라이맥스가 다소 힘이 빠져버린 정도일까요. 하지만 이런 부분을 커버하고 남을 정도로 『천사의 나이프』는 흥미진진한 소설입니다. 추천.

 

  덧. 2010년 목표 중 하나는 '부지런한 소설 감상 포스팅 작성'입니다.

댓글 6개:

  1. 어흑, 돈 나갈 일이 하나 더 늘었군요. 아하하. ;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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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옥수 - 2010/01/05 19:52
    저는 지갑이 배고플 때엔 대학도서관을 애용합니다. 싸우는 사서(...)가 아닌 좋은 사서가 있는 도서관은 라이트노벨 신간도 척척 넣어줘요. 심지어 고환율의 덫을 뚫고 원서까지 거침없이 입고되는 걸 보면 웃음꽃이 활짝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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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크..미스테리 소설 천사의나이프..한번 저도 독서좀 해봐야겠내여~

    미스테리 소설은 역시 조마조마한 맛(?) 아니겠습니까~!?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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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LESS - 2010/01/06 10:53
    커허헉! 거.....거거거거거 거기, 그 대학 어딥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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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옥수 - 2010/01/05 19:52
    한국형 학원도시 대전의 모 대학입니다.

    그리 네임밸류 있는 곳은 아니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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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잉어 - 2010/01/07 18:42
    천사의 나이프는 가슴 졸이는 재미보다는 약간 씁쓸한 카카오 맛이라고 생각합니다. 스릴과는 살짝 거리가 있지만 그래도 저는 재미있게 읽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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