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2월 24일 화요일

절망했다

0. 인터넷을 신청하려면 인터넷으로 신청해야만 한다는 사실에 절망했습니다

 

1. 한국의_수도인 서울에서 한국의_배꼽인 대전으로 자취방을 옮겼습니다. 하루종일 집에서 보내두었던 박스를 풀어헤치고, 짐을 하나 하나 정리하고, 1000원샵에 가서 이것저것 사고나니 해가 저물었네요. 주인 아저씨와 아주머니께서 몹시 친절하셔서─단지 가위를 빌리려고 했을 뿐인 저에게 라면을 끓여주시고 귤까지 쥐여주셨습니다. '_^)b─첫날부터 고생한 일은 없었지만, 방에 인터넷이 들어오지 않으니 불편하네요. 내일 모레가 OT라서 얼른 설치해놓고 가야 덜 찜찜할텐데 말입니다.

 

2. 늘 생각했었지만, 전봇대에 붙은 광고전단지는 믿을 게 안됩니다.

 

3. USB메모리가 그 전설적인 바이러스를 먹고 먹통이 되었습니다. 이사가기 전 마지막으로 학교컴에 꽂았던게 원인이었습니다. 임시방편으로 PMP로 연결해보았지만, 이미 데이터는 고자가 된 상태. 아니, 내 자료들이 불능이 되었다니! 아흐그그극ㅠ

 

4. 취미로 글을 끄적거리는 것은 재미나는 경험입니다. 멀쩡한 글이 천재지변으로 날아가더라도 어허허, 한 번 웃고 넘어갈 수 있는 여유가 있죠. 하지만 각오를 단단히 세우고 쓰는 글이 소실되면 굉장히 뼈아픈 상처로 남습니다. 천성이 그런건지 아니면 후천적인 성격이 허술한건지, 저는 어이없는 실수나 분실로 개인적인 데이터를 수 차례 잃어버렸습니다. '앞으로는 그러지 않아야지' 다짐을 하면서도 일이 생각대로 흘러가지 않는게 참 안타깝습니다.

 

5. 디지털 기기를 이용하여 글을 쓰는 이유로는 여러가지가 있습니다. 타자 속도만 받혀준다면 생각과 기록을 동시에 할 수 있고, 많은 양의 글을 쓰더라도 파일로 저장하면 기껏해야 1메가바이트도 되지 않으며, 무엇보다도 수정과 편집이 용이하지요. 간단하게 요약하자면 '편해서'입니다. 누구든지 편리한 수단을 마다하지는 않으니까요. 하지만 한편으로는 이런 편리함 때문에 손으로 글을 쓰면서 얻을 수 있는 즐거움을 잃어가고 있지는 않는 건가, 하는 생각이 떠오릅니다. 비록 손으로 써갈기는 속도는 타자의 그것에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느리지만, 그렇기에 문장 하나 하나를 만들어가면서 차분히 생각해 볼 여유를 가질 수 있는게 아닐까요. 0과 1로 구성된 정보는 언제나 새삥마냥 깔끔하고, 손때가 잔뜩 묻은 습작노트는 값어치를 매길 수 없는 무언가가 담겨있습니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전자는 오류라도 일어나면 끝장이지만 후자는 몸에 지니고만 있으면 함께 할 수 있습니다. 넵. 앞으로 저는 타도 디지털, 웰컴 아날로그인 겁니다. 바이러스 한 방에 날아가버리는 디지털따위 으허허ㅓ어허어허ㅓㅓㅠㅠㅠㅠㅠㅠㅠ

 

LESS의 잡담이었습니다ㅠ

2009년 2월 17일 화요일

근황 잡담.

1.이사 준비로 한창 바쁩니다. 오늘 밤새도록 포장해서 내일 택배로 보내야 하는데, 짐을 싸다보니 어디서 (삐──)한 티셔츠가 튀어나온다던가, 실수로 (삐──)했던 귤이 (삐──)한 것도 튀어나오고 이거 완전히 혼돈에 카오스네요. 손바닥만한 자취방이 이렇게 복닥복닥 들어찼던 적이 있을까 할 정도입니다.

 

 

2.기숙사 드랍했습니다.

  방을 구하러 다녀야 합니다.

  .....드랍이라니, 아니 내가 드랍이라니!! 이게 무슨 소리야!!

  보통 풋풋한 대학 새내기는 기숙사 붙여주는 거 아닌가여 으헝헝ㅠ

 

 

3.싸이월드 이거 뭔가요. 먹는 건가요? 남들 다 해라고 해서, 일단 아이디 하나 만들어놨어도 영 필요성을 못느끼겠네요.(어차피 메신저는 미MSN를 쓰니 네이트온도 안 쓰구요) 사회생활 하는데 싸이질이 필수라니 우선 흔적 안잡히는[...] 이메일로 계정 파놓았지만 이거 실명 드러내놓고 방치플레이 하자니 쑥스럽네요//

 

LESS의 잡담이었습니다.

2009년 2월 7일 토요일

과유불급

어제부터 영 속이 불편해서 죽이나 끓여먹어볼까, 하는 생각에 매생이를 사러 시장에 나갔습니다. 그리고 집에 돌아와보니 손에 쥐어져있는 검은 봉지 두 개. 넵. 청과상에서 딸기를 떨이로 팔더군요. 보통 25-30개 들이(엄지손가락 한 마디 정도 되는 짤막한 스펙)에 3000원 하던 것이....세상에.... 50개 남짓한 딸기를 랩으로 둥둥 묶어서 단돈 2000원!

 

이천원!

 

1.8달러!

 

자취생활을 하다보면 자연의 싱그러움이 심하게 결핍하기 마련인지라 "오오 비타민 오오"하고 그걸 두 팩 사온 겁니다. 어느새 매생이는 아웃 오브 안중이 되었죠. 냉장고에서 바이오거트 하나를 꺼내서 거기에 딸기를 퐁당 퐁당 밀어넣었습니다. 정신을 차려보니 어느새 팩 하나을 홀라당 비웠습니다. 어, 원래 나 이만큼 배 안큰데. 아무래도 밥배와 과일배는 분리되어있나 보죠. 다 괜찮았습니다만 문제는

 

(빈 속에 유제품+빈 속에 과일)X(영 불편한 속)=BIG☆BANG

 

이 되어버렸단 겁니다.

 

아으....

속 쓰려...

 

LESS의 잡담이었습니다.

 

 

ps)추리의 달인 김코난씨의 새해소원 'ㅡ')

 

 

'신이치인게 들키지 않기를'

 

헐. 해석도 함께 달았는 줄 알았는데 이게 안달려 있었네요.

죄송합니다ㅇ<-<

2009년 2월 2일 월요일

'감동실화'가 '19금'이 된 이유는 뭘까


클린트 이스트우드 감독, 안젤리나 졸리 주연의 '체인질링'은 실제로 미국에서 일어난 실화를 바탕으로 제작된 영화입니다. 1928년에서 1930년까지 자행된 "와인빌 양계장 살인사건[Wineville Chicken Coop Murders]"이 바로 그 실화죠. (자세한 정보는 여기 링크를 참고하세요. 영화와 직접적으로 관련된 내용이 많으니, 이미 체인질링을 감상하신 분들만 보시길 권합니다.) 극중 아들을 잃는 어머니 크리스틴 콜린스로 분한 여배우 안젤리나 졸리의 연기력은 "최고" 이외의 다른 단어가 필요없을 만큼 멋졌고, 2시간이 조금 넘는 영화 러닝타임도 전혀 지겹지 않았습니다. 단순히 눈물 뽑아내는 모성애 자극 영화인 줄 알았다가 깜짝 놀랐어요. 그렇게 손에 땀을 쥐게하는 스릴러 영화였다니[...]

그런데 대체 '체인질링'이 왜 19금(정식명칭:18세 관람가)이 된 걸까요?

체인질링은 미국 개봉 당시 R등급(Restricted)을 맞았습니다. 17세 이하 보호자 동반이 필요한 등급이죠. 이 등급을 받은 영화가 우리나라로 들어오면 대개 '15세 관람가' 또는 '18세 관람가'를 지정받습니다. 우리나라는 섹슈얼한 기준을 주로 다루기 때문에 다소 "피가 튀고 살점이 뜯겨나가는" 영화는 너그러이 봐주는 경향이 있습니다. 같은 R등급이더라도 글래디에이터는 15세 관람가, 아메리칸 뷰티는 18세 관람가를 받은 것도 이와 같은 이유죠. 즉 체인질링이 반드시 18세 관람가를 지정받아야 할 이유는 없었다는 겁니다. 야한 장면? 없었습니다. 안젤리나 졸리 뒷태씬은 정신없이 흘러갔고, 그 흔한 키스신 하나 없어요. 잔인한 장면? 피묻은 도끼가 10초 정도 나왔습니다. 섬뜩하긴 했지만 솔직히 까고 말해서 툭하면 욕이나 지껄이고 주먹부터 휘두르는 조폭영화보다는 그리 청소년에게 '나쁜 영향'을 끼치는 걸로 생각되지는 않습니다.

이 영화가 19금 판정을 받은건 아래와 같은 장면이 등장해서가 아닐까요?

1. LA경찰이 LA에서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릅니다.
2. LA경찰은 언론플레이의 달인입니다.
3. LA경찰에게 반항하는 사람들은 죄다 정신병동에 처넣습니다.
4. LA경찰은 자신들의 실수를 덮는데 급급합니다.
5. LA경찰총장은 시민들의 시위 끝에 자리에서 물러납니다.

넵. 물론 뻘글입니다.
하지만 우연의 일치더라도 현 정국과 상당히 오버랩되는군요.

요새는 블로그에 정부 비판적인 글 잘못 적었다가는 ip추적 당해서 신상을 털리는 기가 막힌 세상이라서, 앞부분엔 영화 감상문을 적고 뒤엔 경찰을 까는 훼이크 글을 한 번 적어봤습니다. 뭐어... 뒷맛이 씁쓸하기는 해도, 영화 체인질링 정말 재미있는 영화였습니다. 한 번 볼까, 하고 생각하신다면 꼭 극장가서 보는 걸 추천합니다.

LESS의 잡담이었습니다.



ps. 위 사진은 '체인질링'에서 강렬한 인상을 남겼던 고든 노스콧입니다.
   실제인물과 극중 배우가 정말 닮았군요. 'ㅡ')